서강석 송파구청장 "풍납토성 보존과 개발 동시에"[서울ZOOM人]
"송파대로, 쾌적하고 품격·활력 넘치는 '명품거리' 만든다"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문화재보호법과 매장문화재 보호법, 풍납토성 특별법 3개가 씨줄과 날줄처럼 묶여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매장문화제 보호법에 의해 송파구 대부분, 특히 풍납동 전체가 매장문화제 유존지역으로 지정돼 있죠. 보존과 개발을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합니다."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은 지난 4일 뉴스1과의 민선8기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풍납동 문화재 규제는 곧 송파구 전역의 문제가 될 수 있기에 누군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민선 8기 송파구의 대표 성과로는 본격적인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이 꼽힌다. 지난달 재건축이 확정된 아시아선수촌아파트를 포함해 송파구 관내 11개 단지에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대한 혜택이 적용됐으며, 관내 50개 단지의 재개발·재건축이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안전진단의 구조 안전성 비율을 50%에서 30%로 낮추고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는 지자체가 요청했을 때만 시행하도록 건의한 점이 받아들여졌다.
사업이 속도를 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조직 분규 해결과 예방에도 구가 팔을 걷어붙였다. 서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이 시작되면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생기곤 하는데, 구청에서 공정의 입장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질서를 잡고 가르마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송파구 대부분 지역이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점은 숙제다. 해당 지역에서는 개발 전 시굴·표본·입회 조사 등을 시행해야 해 사업 지연 사례가 다수 발생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은 풍납동으로, 이에 따른 슬럼화도 심해진 상황이다. 구에 따르면 풍납동 토성 복원사업이 시작된 1993년 이후 송파구 전체 주민은 늘었지만 풍납동은 2만명 넘게 줄었다. 풍납동 내 빈터와 빈집은 315곳으로 추정된다.
서 구청장은 "문화재를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문화재청은 백제시대 왕궁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지만 그에 맞는 주춧돌이나 기둥, 왕실에서 쓰던 물건이 아닌 깨진 도자기 파편만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화재청에 '풍납동 미래도시 연구용역’에 따른 풍납동 문화재와 지역 주민 삶의 상생조화 방안을 제시했다"며 "많은 주민들이 '문화재 독재'라며 신음하고 있는 풍납동에 대해 우선 규제 완화를 실천해 달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잠실동 전역 520만㎡ 부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면서 2020년 6월23일부터 이어져온 잠실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력이 1년 연장된 데 대해서도 "서울시가 빨리 지정을 해제해야만 한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 일정 면적 이상의 주택, 상가, 토지를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해 실거주 거래만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서 구청장은 "토지거래 허가는 사유재산 제도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량이 안정된 지금이야말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의 적기"라고 말했다.
한편 서 구청장은 송파대로 6.2㎞를 4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 특성을 살린 '명품 거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본설계 용역을 완료하고 29개 세부 사업을 확정했다.
서 구청장은 "벚꽃철이면 석촌호수를 찾는 인파가 250만~300만명에 이른다"며 "석촌호수 공원의 벚꽃길이 송파대로로 이어져 '걷고 싶은 거리'를 통해 가락시장 사거리까지 가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아주 멋진 도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예산·정책 지원을 통해 문화·예술·체육 인프라와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과를 문화예술과와 생활체육과로 분리해 좀더 촘촘한 지원을 꾀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고령화 사회에 은퇴 세대가 많아지는 데 더해 젊은이들도 신체 건강에 관심이 많다"며 "일반 국민들이 편리하고 쉽게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굉장한 행정 수요"라고 짚었다.
지난 1월1일에는 CI와 캐릭터 '하하·호호'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변화를 꾀했다. 특히 캐릭터는 88서울올림픽 개최지였던 송파구만의 스토리를 담고, 올림픽 마스코트였던 '호돌이‧호순이'와 연결이 되도록 서 구청장이 직접 스토리텔링했다.
서 구청장은 "홍익대 미대에 부탁해 거의 재능기부를 받듯이 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CI와 캐릭터를 교체했다"며 "올해 초 27개 동을 순회한 '주민과의 대화'에서 새로운 CI와 캐릭터를 브리핑했는데 주민들 반응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구민을 위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고 남들이 하지 않던 일을 하면서 임기가 끝나면 '참 매력적인 구청장이었다'고 구민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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