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점 다다른 최저임금 심의…'1만원 돌파' 등 관전 포인트는

강지은 기자 2023. 7.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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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밤~19일 새벽 결론 예상…사상 첫 1만원 돌파하나
시작부터 파행 등 심의 치열…역대 최장 108일 넘어설듯
15년 만에 표결 아닌 합의 결정?…공익안 표결 수순 전망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 10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3.07.04.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심의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심의의 최대 '마지노선'인 오는 18일 밤이나 19일 새벽께 최종 담판이 지어질 전망이다.

특히 당초 지난 주 결론이 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막판까지 논의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최저임금 수준뿐만 아니라 심의 기간, 노사 간 합의 여부 등에도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16일 주목할 만한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관전 포인트1. 최저임금, '사상 첫 1만원' 돌파할까

[서울=뉴시스] 노동계는 6차 수정안으로 직전에 제출한 5차 수정안(1만1040원)보다 420원 낮은 1만620원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5차 수정안(9755원)보다 30원 높은 9785원을 냈다. 오는 18일 노사 양측은 7차 수정안을 한 차례 더 제출하기로 했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관심사는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 수 있을지 여부다. 올해 적용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인상률이 3.95%(380원) 이상이면 1만원을 돌파하게 된다.

심의 초반까지만 해도 내년 최저임금은 물가 상승률과 그간의 최저임금 인상률 등을 고려할 때 1만원은 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로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가긴 했지만,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은 3~5%대였다.

또한 적용연도 기준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2020년 8590원(2.9%)→2021년 8720원(1.5%)→2022년 9160원(5.1%)→2023년 9620원(5.0%)이었다.

그러나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노사의 요구안 수준은 1만원 돌파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노사는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올해보다 26.9% 높은 1만2210원, 올해와 같은 9620원을 제시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제시한 최초안의 차이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6차례의 수정안을 냈으나 1만2130원 vs 9650원(1차)→1만2000원 vs 9700원(2차)→1만1540원 vs 9720원(3차)→1만1140원 vs 9740원(4차)→1만1040원 vs 9755원(5차)→1만620원 vs 9785원(6차)으로 1만원선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상 첫 최저임금 1만원이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큰 만큼 막판까지 노사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가이드라인' 논란을 부른 정부 고위 인사의 '최저임금 9800원' 보도와 대통령 직속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의 '최저임금 1만원 언저리' 발언 등으로 1만원 돌파 여부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관전 포인트2. 최저임금 심의 '역대 최장' 경신할듯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지난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2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사용자 위원이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쪽은 류기섭 근로자 위원. 2023.07.11. ppkjm@newsis.com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역대 어느 심의보다 가장 치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31일 고용노동부 장관의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으로 본격적으로 막을 연 심의는 일단 순탄하게 시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공익위원 사퇴 촉구'로 첫 회의(4월18일)부터 파행하면서 향후 험로를 예고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첫 회의가 재개(5월2일)되기는 했지만, 고공농성을 벌이다 구속된 근로자위원 해촉과 재추천 위원에 대한 정부의 제청 거부로 노동계가 항의 퇴장하면서 회의는 또다시 파행을 빚었다.

경영계 숙원인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두고도 노사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예년과 달리 이 문제를 놓고 수차례 심의를 진행하면서 제7차 전원회의에서야 부결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법정 심의 시한(6월29일)은 또다시 넘기게 됐다.

이후 본격적인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진행하며 노사의 요구안 격차는 2590원에서 835원으로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지난 13일 열린 13차 회의에서도 결론은 내지 못했다.

당초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이르면 지난 13일 밤이나 다음날인 14일 새벽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고시 시한(매년 8월5일)을 감안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마쳐야 한다.

그러나 노사 대립 구도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들이 노사 간 합의를 거듭 주문하면서 심의 최대 시한인 오는 18일 14차 회의에서 막판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자정을 넘겨 차수를 변경하면 19일 새벽까지도 심의 가능하다.

18일께 결론이 나면 심의 기간은 109일로, 역대 최장 논의 기간인 2016년 108일을 경신하게 된다. 만약 차수를 변경해 19일 새벽 15차 회의가 열리면 이 역시 역대 최다 전원회의 횟수인 2016년 14회를 넘어서게 된다.

관전 포인트3. 최저임금, 15년 만에 표결 아닌 '합의'?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1차 전원회의에서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2023.07.06. ppkjm@newsis.com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또다른 관심사는 최저임금 결정이 15년 만에 표결이 아닌 '합의'로 이뤄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간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요구안을 두고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공익위원 중재안을 표결에 부치거나 노사의 최종안을 놓고 투표해왔다.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 결정이 이뤄진 적은 2008년(적용연도 기준 2009년) 이후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올해는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들이 어느 때보다 노사 간 합의를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박준식 위원장은 지난 회의 모두발언에서 "내년 최저임금안은 노사가 최대한 이견을 좁히고 합의를 통해 결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위원장으로서 그 결과를 끈기 있게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공익위원들의 이 같은 자세가 '최저임금 9800원' 보도를 의식한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심의촉진구간' 제시 등 서둘러 개입하기보다 노사가 충분히 합의하도록 함으로써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노동계는 "답을 정해놓고 합의를 명분으로 시간을 끌기 위한 '알리바이용' 논의 연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단 박 위원장은 18일 회의에서 7차 수정안을 제출해달라고 노사에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양측은 더 이상의 수정안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 내 단일안을 제시하고 이를 표결에 부치는 수순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공익위원들이 밝힐 최저임금 결정 근거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익위원들은 최근 2년간 '경제성장률 전망치+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취업자 증가율 전망치' 산출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 '답정너' 비판을 받아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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