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토리로 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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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어릴 적부터 에세이 쓰는 법을 배운다.
중요한 작법 중 하나가 '이목을 끄는 낚시 문장(hooker-sentence)으로 시작하기'다.
스토리를 만들지 않아도 주목받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귀에 쏙 들어오는 스토리를 준비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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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어릴 적부터 에세이 쓰는 법을 배운다. 중요한 작법 중 하나가 '이목을 끄는 낚시 문장(hooker-sentence)으로 시작하기'다. 제일 쉬운 방법은 질문 "하루에 커피 몇 잔 드세요?", 다음은 숫자 "하루 커피 소비량이 22억 잔" 같은 식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친구들과 단골 카페에 갔는데…"처럼 에피소드로 시작하는 것이다. 핵심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면 이야기하듯 접근하라는 것이다. 팩트를 나열하면 사람들이 집중을 못 하지만 이야기는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귀를 기울인다.
스타트업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어렵게 기자를 만나거나 투자자 앞에서 겨우 1분 남짓한 '엘리베이터 피칭'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회사를 각인시킬 것인가?
많은 창업자들이 의외로 이런 점에 약하다. 좋은 기술을 쉽게 설명하지 못하고 회사 소개는 장표 읽는 것처럼 딱딱하게 한다. 그러다 보니 '홍보가 뭐 중요해? 기술만 좋으면 되지'라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그렇지 않다. 브랜드가 알려진 대기업이면 몰라도 스타트업은 자신들을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한다. 알려야 좋은 투자자와 인재가 찾아온다.
A사는 '식자재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어렵다. 전문가들이나 한 번에 이해할 것이다. 머리를 맞댄 끝에 '수기 거래에 익숙한 시장을 바꾸기 위해 창업자가 새벽 도매시장을 훑고 다녔다'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다. 새벽 가락시장을 발로 뛰며 만들어낸 혁신이었고, 회사의 목표는 '전국 순댓국집 사장님들이 회사의 서비스를 쓸 때까지'가 됐다. 기자와 독자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문을 만든 셈이다.
스토리를 만들지 않아도 주목받을 때가 있다. 엄청난 투자를 받거나 큰 계약을 따면 된다. '커피 22억 잔' 같은 숫자가 있는 셈이다. 또 창업 자체로 관심을 끌 수도 있다. '프랑스에서 일하던 한국 여성이 혼자 세계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여성 혼자 여행할 때 필요한 앱을 만들었다' 같은 사례다. 여성, 글로벌, 혼자 여행 같은 요소 때문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귀에 쏙 들어오는 스토리를 준비하는 게 좋다.
자동차 유통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는 B사는 최근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영입했다. 1세대 벤처 창업가이고 유명 기관장 출신이라 기사 요소는 충분했다. 하지만 좀 더 눈길 끄는 스토리를 찾았다. 이 분이 퇴직 후 스타트업 인턴으로 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화 '인턴' 같은 스토리다. 애견을 데리고 출근할 계획이란 것도 알았다. 프로필 사진으로 애견 '로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썼다. 당사자는 민망해 했지만 생각이 자유로운 B사의 특징을 전할 수 있었다. 많은 언론에 기사로 실렸고 심층 인터뷰까지 이어졌다.
스토리 발굴이 어렵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도 좋다. 창업자 스토리를 영상 인터뷰로 만들어주는 스타트업도 있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기자들을 많이 만나시라. 전문가들이다. 한국 기자들은 스타트업에 따뜻한 시선을 갖고 있어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여러분들의 숨은 이야기를 잘 찾아내줄 것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도식 레드힐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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