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비결? 잘 생겨서? 어려서…” 25세 천재타자의 굿바이 KBO 올스타전, 마지막까지 ‘겸손’[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15일 부산 사직구장. KBO 올스타전을 앞두고 올스타들이 시간대를 나눠 팬 사인회에 임했다.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지만, 일부 선수들은 비를 맞으면서 팬들에게 사인도 해주고 사진촬영에도 임했다. 그 어떤 선수도 허투루 임하지 않았다.
팬 사인회의 밀도가 인기를 100% 증명하는 건 아니다. 어쨌든 이날 팬 사인회에서 가장 팬들의 줄이 길었던 선수는 단연 이정후다. 이정후는 이번 올스타 투표에서 최다득표(124만2579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정후의 일부 팬들은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일일이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취재진의 질문을 소화하면서 사인도 해주는, 멀티 테스킹을 선보였다. 작년 잠실에서도 그랬고, 올해 부산에서도 이정후의 이 능력은 놀라웠다. 팬들에게 이름을 물어본 뒤 사인 이후 적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정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인기의 비결이 뭐냐고. 그러자 “아직 제가 어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잘 생긴 얼굴이 한 몫을 하는 것 같다”라고 하자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좋아하는 기색이 보였다.
실제 이정후는 출중한 야구실력에 수려한 외모로 여성 팬들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팬 사인회에 여성팬이 절반 이상이었다. 그렇게 배정된 20분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사인했고, 기분 좋게 웃으며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이정후의 KBO 올스타전 출전은 올해가 영원히 마지막일 수도 있다. 2023-2024 오프시즌에 한미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정후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려는 팬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이정후는 경기초반 중계방송사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했다. 최다득표 1위 소감을 들려달라고 하자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진심을 표했다. 올스타전 본 경기서는 9회말 투수코치로 변신해 최지민을 내리고 '매제' 고우석을 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0개 구단은 이정후가 떠나면, 이정후급의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는다.
[이정후(위), 이정후와 고우석(아래).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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