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규영 "'셀러브리티''오징어게임2'…감사한 기회, 책임감 느끼죠"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넷플릭스 '셀러브리티'가 글로벌 흥행의 중심에 섰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셀러브리티'는 6월30일 공개 후 일주일 만에 넷플릭스 TV 시리즈 부문 2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필리핀, 볼리비아 등 9개국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35개국 톱10에 등극, 입소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주연을 맡은 배우 박규영은 지난 7월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예상치 못한 일이라 신난다"며 웃어보였다.
"'한 번 보니 못 끊겠다'는 댓글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셀러브리티' 속 화려한 캐릭터들, 격한 서스펜스의 힘인 것 같아요. 아직 경력이 긴 베테랑 배우도 아닌 제가 많은 분량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어요. 제가 표현한 주인공의 감정이 곧 이 작품의 메시지와 맥락이 된다는 생각에 더 책임감을 느꼈고요. 그래서 잘해보고 싶었죠."
'셀러브리티'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서아리(박규영)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앞서 tvN '악의 꽃'으로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연출상을 수상한 김철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인플루언서들의 세계를 그려냈다. 박규영은 평범한 직장인에서 130만 팔로워의 셀러브리티가 된 아리를 연기했다.
"어디든 존재할 법한 평범한 사람이 SNS를 접한 이후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걸 표현하는 게 포인트였어요. SNS 속 다른 사람들이 좋아 보일 때도 있고 부러울 때도 있잖아요. 그 모든 감정을 최대한 잘 보여주고 싶었어요. 주변 인물들의 질투 속에서 셀럽이 된 아리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에 집중했죠."
화장품 방문판매로 생계를 이어가는 흔한 직장인이었던 아리는 우연히 SNS 세계에 발을 들인 이후 유명 인플루언서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박규영은 자신이 욕하던 셀럽과 서서히 닮아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혼란스러워하는 아리의 심리변화를 몰입도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얻었다. 또 고가의 명품, 액세서리, 슈퍼카 등을 활용한 스타일링으로 데뷔 이후 가장 화려한 비주얼 변신을 보여줬다.
"스타일링이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스타일팀을 따로 붙여주셨어요. 아마 데뷔 후 가장 화려한 스타일이었을 거예요. 1화에서 와인을 뿌리는 장면에 나온 흰색 트위드 재킷은 상당히 고가라고 들었는데 팀에서 세 벌 정도 여분까지 준비해주셔서 놀랐어요. 그게 한정판 설정이라 팀에서 일일이 깃털도 붙이고 더 화려하게 꾸몄죠. 직장인 아리를 연기할 때는 실제 제가 집에서 입는 옷을 섞기도 했어요. 헤어스타일도 고민이 많았는데 평범함부터 화려함까지 다 소화해야 하는 아리라면 '레고머리'가 제일 잘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는 10일에 한 번씩 잘라줘야 해서 관리가 어려웠지만 방송 보니 만족스러워요."
박규영 외에도 재벌 3세이자 코스메틱 브랜드 대표 한준경 역의 강민혁, 어떤 인플루언서보다 영향력 있는 5선 의원의 딸이자 문화재단 이사장 윤시현 역의 이청아, 돈과 권력을 다 가진 법무법인 태강의 오너 진태전 역의 이동건, 아리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SNS 셀럽인 오민혜 역의 전효성 등이 탄탄한 연기로 셀러브리티 세계의 소란한 이면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여기에 이준호, 설인아, 정유진, 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우기 등 특별출연진들의 신선한 호흡을 보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강민혁, 이청아는) 진짜 따뜻한 분들이에요. 언제나 제 건강과 식사를 챙겨주고 걱정해주셨어요. 셋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글로벌 성적 캡처 사진을 공유하고 같이 기뻐하곤 했어요. 특별출연진도 화려했죠. 이준호 선배님은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이후로 처음 뵀는데 임팩트 있는 장면을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우기 씨는 저도 방송에서만 봤던 분이라 신기했어요. 재밌게 봤다고 연락해주시고 인스타그램에 홍보도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했죠."
평범한 직장인에서 화려한 셀럽이 된 서아리의 삶은 박규영이 지나온 시간과 닮은 면이 있다. 박규영 역시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재학 중 잡지 표지 모델로 얼굴을 알리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KBS 2TV '달리와 감자탕',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합류 소식을 전하며 다시 한번 글로벌 배우로서 도약을 선언했다. 이제 '넷플릭스의 딸'로도 불리는 그는 "딸까진 아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저도 집에서 넷플릭스를 자주 시청하는 사람으로서 계속 좋은 작품에 나올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해요. '오징어 게임' 시즌2 캐스팅 소식을 듣고 정말 좋았죠. 얼마 전에 하늘 같은 선배님들과 대본 리딩도 했는데요, 시상식에 온 줄 알았어요. 혼자 계속 '동공 지진' 상태로 떨고 있었어요.(웃음) 워낙 시즌1이 잘 됐기 때문에 지금 제작진 분들도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면서 작업하고 계세요. 그 부담감을 제가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폐 끼치진 않도록 나름의 책임감을 갖고 제 몫을 해내려고요. 기대해주세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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