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피트 일관성 논란' 최형우 작심 발언 "정말 화가 난다, 야구가 무슨 피구도 아니고 왜 사람을 맞혀야 하나"
KBO리그 최고참 중 하나인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최근 계속되는 스리피트 논란에 작심 발언을 했다.
최형우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을 앞두고 열린 팬 사인회에서 "스리피트에 관해서 한마디 해야겠다. 누가 나서서 엄청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또 흐지부지하게 지나가고 내년에 바꾸자고 할 것 같다"면서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그가 KBO 심판진과 비디오판독센터를 향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1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나온 스리피트 논란이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3회초 2사 1루에서 호세 피렐라(삼성)는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치고 1루로 질주했다. 양현종(KIA)은 공을 잡아 곧장 1루로 뿌렸으나, 주자 피렐라를 빗겨 송구한 탓에 공은 1루수 최원준(KIA)의 글러브 옆을 스쳐 지나갔다. 원심은 세이프.
KIA는 피렐라가 스리피트 라인 안쪽으로 뛰어 수비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격분한 김종국 KIA 감독은 비디오판독에 항의하면 퇴장당한다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판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당시 심판진도 피렐라가 스리피트 안쪽으로 뛴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양현종의 송구가 처음부터 잘못돼 수비 방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최형우는 "심판진은 사람을 안 맞혔다고 수비 방해가 아니라고 말한다. 야구가 무슨 피구처럼 사람을 맞혀야 하는 스포츠도 아니고 왜 사람을 맞혀야 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우리뿐 아니라 삼성 쪽에서도 이해했다. 피렐라는 누가 봐도 시작부터 끝까지 스리피트 라인 안쪽으로 뛰었는데 갑자기 이러니까 정말 황당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일관성이라도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 KIA 포함 모든 KBO리그 팀의 바람이다. 당장 한 달 전인 6월 16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KIA는 비슷한 상황에서 정반대의 판정을 받았다. KIA가 9-10으로 뒤진 5회말 무사 1, 2루에서 신범수는 류진욱(NC)을 상대로 번트를 댔다. 류진욱은 3루를 송구하려다 1루로 송구했고 그 과정에서 공이 신범수의 발을 맞고 방향이 굴절됐다. 원심은 세이프였지만, NC가 스리피트 위반을 이유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판정은 번복됐다. 신범수가 1루 베이스를 밟기 직전 왼발을 파울라인 안쪽으로 들여놓은 것이 스리피트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라인 안쪽으로 뛴 피렐라와 비교하면 신범수는 1루 베이스를 오른발로 밟기 위해 잠시 발을 바꾼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팀 경기에서도 볼 수 있었다. 지난달 23일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고척 경기가 그러했다. 키움이 1-2로 뒤처진 7회말 무사 만루에서 임지열은 3루수 앞 땅볼 타구를 때렸다. 3루수가 홈으로 던져 일단 원 아웃이 만들어졌고, 뒤이어 포수 양의지가 1루로 던져 1루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임지열의 등을 맞혔다. 임지열은 오른발로 1루 베이스를 밟기 위해 왼발을 잠시 파울 라인 안쪽으로 들여놓았고 이 한 발은 심판이 스리피트 위반을 지적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신범수와 같은 상황이다.
신범수와 임지열은 규칙을 지키려 했을 뿐인데 규정을 위반한 선수가 됐고 KIA와 키움은 모두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렇듯 일관성 없는 규정 적용에 현장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최형우는 "정말 화가 난다. 우리 팀만 좋자고 화내는 것이 아니다. 모든 팀들이 우리 같은 상황이 됐으면 다 그랬을 것이다. 올스타전에서 다른 팀 선수들과 이야기해 봤는데 다들 공감했다. 올해처럼 순위싸움이 치열할 때는 이러한 판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판정에 일관성이 없어 피해 보는 팀들이 정말 많다. 일관성 있게만 해줘도 깔끔하게 인정할 텐데 너무 이랬다 저랬다 한다. 내 이름을 내서라도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정말 일관성 있는 판정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부산=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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