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차오른 물에 SUV 휘청…영상으로 본 지하차도 침수순간
폭우로 물에 잠긴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지하차도에 차량 10여대가 고립된 가운데 물이 차기 직전 지하차도를 간신히 빠져나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15일 한 유튜브채널에는 ‘오송지하차도 물 차오르기 전 간신히 빠져나오기’라는 제목으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촬영된 이 영상엔 물이 빠르게 차오르고 있는 지하차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보면 블랙박스 차량은 지하차도 출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출구 쪽엔 이미 물이 차오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출구에 다다를수록 수위는 점점 높아졌고 차량 속도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지하차도 진출로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블랙박스 바로 앞을 달리던 대형 SUV의 바퀴가 모두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오른 상태였다. 이 물은 지하차도 쪽을 향해 밀려들어갔다. 블랙박스 차량과 앞 차량은 물살을 가로지르며 8시31분쯤 침수 구간을 간신히 빠져나갔다.
그 사이 반대편 진입로에서는 지하차도에 진입하는 차량들이 줄줄이 달려오고 있었다. 진입로 초입의 일부 차량들은 비상등을 켜고 차량을 멈춰세운 모습도 보인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물이 순식간에 차올라서 진입할 땐 지하차도 안 상황 전혀 몰랐을 것 같다” “유속 때문에 앞차 속도 느려지는 게 보인다” “대형 SUV가 휘청일 정도로 물살도 세다” “반대 쪽 진입한 차량들 무사해야 할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8시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블랙박스 차량의 영상이 촬영된지 불과 약 10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사고 직후 구조됐다. 구조자들은 구조물 등에 매달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승용차를 버리고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는 A씨는 “버스와 승용차 등이 주변에 많았는데 지하차도 앞뒤에서 물이 들어오더니 그 수위가 빠르게 높아졌다”며 “침수가 예상될 때 지하차도 진입로를 미리 막았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왜 통제가 안 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경찰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11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실종자는 지하차도 내 고립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유관기관과 함께 배수작업과 물막이 작업을 병행하며 밤새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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