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우포따오기, 올해 담비습격 우여곡절 끝에 5마리 이소 성공
모곡마을서 매년 번식 성공…마을주민과 따오기의 '공생'
[창녕=뉴시스] 안지율 기자 = 경남 창녕군은 이달 야생 방사한 우포따오기 중 이방면에서 새끼따오기 1마리가 마지막으로 이소(새의 새끼가 둥지를 떠나는 일)해 올해 야생따오기는 최종 3쌍 번식, 5마리의 새끼따오기가 이소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따오기는 2019년 처음 야생으로 방사한 지 2년 만인 2021년에 최초로 1쌍이 야생 번식에 성공했다. 이듬해인 2022년에 2쌍, 2023년에 3쌍이 번식에 성공해 야생에서 부화한 따오기의 개체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5월 이소, 모곡마을서 매년 번식 성공, 마을주민과 따오기의 '공생'
창녕군 이방면에 있는 모곡마을에서 2021년 국내 최초로 야생 번식에 성공해 2마리가 이소했고, 2022년에는 1마리, 그리고 2023년에는 2마리가 각각 5월24일과 25일에 이소해 야생 번식 성공의 쾌거를 연달아 이뤄냈다. 이제 마을주민과 '따오기'는 함께 공생하며 살아가는 각별한 존재가 됐다.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모니터링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따오기를 관찰·기록하고, 직접 따오기를 보호한다. 이소 당일 마을주민들은 따오기 번식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떡과 수박 등의 먹거리를 나누며 소소한 잔치를 열기도 했다.
◇6월 이소, 우여곡절 끝에 첫 번식 성공, 상리마을서 2마리 이소
번식이 처음인 따오기 한 쌍은 이방면 상리마을에 둥지를 지어 4개의 알을 낳아 2마리가 부화에 성공했다. 지난 6월5일과 6일에 각각 이소를 완료했다. 번식 쌍은 2022년에도 번식을 시도했으나, 번식 경험 부족으로 둥지를 제대로 짓지 못해 실패한 경험이 있다. 올해는 둥지 위치를 바꿔 안정적으로 둥지를 지어냈고, 군 따오기서식팀은 첫 번식을 시도한 따오기를 지속해서 관찰하기 위해 둥지 주변 나무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이후 2마리의 새끼를 건강하게 키워내 순조로운 번식과정을 이어 나가는 듯했으나, 부화한 지 3주 차에 부모 따오기가 돌연 둥지를 비운 일이 발생했다.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새끼따오기 2마리만 5시간 이상 둥지에 덩그러니 남아있었고, 설상가상 비까지 내려 체온을 유지할 수 없어 따오기서식팀 직원들의 마음을 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부모 따오기가 둥지를 비운 동안 첫 번째로 부화한 새끼따오기가 양쪽 날개를 벌려 두 번째로 부화한 새끼따오기의 비를 막아주었다. 새끼들은 서로를 보호하고 생존하려는 본능 덕에 건강하게 성장해 이소까지 완료할 수 있었다.
◇7월 이소, 담비의 둥지 습격, 1차 번식 실패 후 최초 2차 번식 성공
자연으로 돌아간 지 3~4년 차가 되어 완전히 야생에 적응한 따오기 한 쌍이 지난 3월 이방면 옥천마을에 둥지를 지어 총 4개의 알을 낳았다. 지난해에 2마리의 새끼따오기를 번식한 경험으로 올해 순조로운 번식과정을 이어 나간 듯했으나, 지난 4월11일 오후 10시께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2급인 담비가 둥지를 습격하는 일이 발생해 알 2개가 훼손됐고, 다음날인 12일 오후 11시께 담비의 2차 습격으로 남은 알마저 훼손돼 번식은 실패로 돌아갔다. 번식 쌍은 담비의 습격이 있은 지 열흘 정도 지나 둥지로부터 약 200m 떨어진 산림에 2차 번식을 시도했다. 2차 번식지에서는 인간의 도움 없이 오로지 따오기가 스스로 번식을 이어 나가 1마리의 새끼를 건강하게 키워냈고, 지난 7월3일 최종 이소를 완료해 최초로 따오기의 2차 번식 성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차 번식까지 성공을 일궈낸 이 암컷 따오기는 지난 2021년 포식자로 인해 번식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1마리는 야생 부화에 성공했으나, 따오기의 주요 포식자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해당하는 수리부엉이로부터 둥지를 습격당해 성조(수컷) 1마리와 새끼 1마리가 처참하게 희생당한 것이다. 생존한 암컷은 이후 다른 수컷과 번식을 시도해 2022년 2마리, 2023년 1마리를 번식했다.
올해 번식에 성공한 따오기 세 쌍은 모두 이방면 일원에서 번식했다. 이방면 주변에는 람사르습지도시이자 12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우포늪이 있어 따오기에게는 최적의 서식지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포식자(수리부엉이, 삵, 담비 등)도 존재한다.
아울러 인간의 손길로 자라 야생으로 돌아간 따오기는 스스로 포식자로부터 보호해야 하며, 야생에 정착하고 생태계의 섭리에 스며들어야 한다. 단지 따오기가 야생에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므로 군은 따오기 번식지 주변의 사유지를 대상으로 ‘생태계서비스지불제’사업을 도입해 거점서식지를 조성했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보호지역의 보전 및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해 지역주민의 생태계서비스 유지 및 증진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군 관계자는 "지역주민과 농민들의 적극적인 따오기 보호 활동으로 해마다 야생따오기의 번식 성공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사람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k993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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