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두산그룹, 첫발을 뗀 그 느낌대로

권민현 2023. 7.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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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이 떠올랐다. 빈 포대에 경험을 하나씩 채워가는 즐거움을 느낀 그때를…. 그들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두산그룹은 15일 서울 관악구 인근 체육관에서 열린 2023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2차대회 디비전 2 A조 예선에서 여동준(17점 21리바운드), 손호준(15점 12리바운드)이 골밑을 장악했고, 김동현(10점 3어시스트)이 뒤를 받친 데 힘입어 롯데글로벌로지스를 55-45로 잡고 첫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내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고, 강팀과 경기를 통해 쌓은 경험치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여동준이 The K직장인농구리그를 대표하는 센터로서 진면목을 보여주었고, 손호준, 한종호(8리바운드)가 곁에서 그를 도왔다. 김동현은 이진우와 함께 롯데글로벌로지스 에이스 정영민을 번갈아가며 틀어막은 동시에 경기운영을 도맡았고, 김지훈(8점, 3점슛 2개)은 고비때마다 3점슛을 적중시켜 사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옥준희(2점 7리바운드), 최형우(1점 3리바운드)와 막내 정진후(2점 3스틸)는 궂은일을 도맡으며 동료들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심준성(15점 13리바운드)이 골밑을 든든히 지켜낸 가운데 정영민(13점 6리바운드, 3점슛 2개)은 뉴페이스 신동민(6점 4리바운드 3스틸, 3점슛 2개)과 함께 3점라인 밖을 책임지며 화력지원을 톡톡히 해냈다. 문성필(5점 5리바운드), 김동현(2점 7리바운드)이 심준성 뒤를 든든히 받쳤고, 문종호, 김동윤(4점 6리바운드)은 몸을 사리지 않으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초반부터 두산그룹이 거칠게 몰아붙였다. 여동준, 손호준이 골밑에서 중심을 든든히 잡아주었다. 둘은 빈틈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고, 리바운드를 걷어내기를 반복했다. 둘은 1쿼터에만 14점을 합작하여 팀 공격을 이끌었다. 최형우, 정진후가 경기운영에 전념한 사이, 이진우는 상대 에이스 정영민 수비를 톡톡히 해내며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정영민이 타 대회에서 입은 발목부상 탓에 예전만큼 활동폭을 가져가지 못했다. 그런데도 빈틈을 파고들어 자유투를 얻어내는 능력 하나만큼은 예전 그대로였다. 성공률 역시 높았다. 문성필, 심준성은 상대 파상공세 속에서 꿋꿋하게 버텼고, 김동현, 신동민은 몸을 사리지 않으며 동료들 뒤를 받쳤다.

2쿼터 들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반격에 나섰다. 김동현, 문성필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문종호, 김동윤을 차례로 투입하며 체력안배에 신경을 쓰는 동시에 사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정영민이 3점라인 밖에서 슛을 성공시켰고, 김동윤은 심준성과 함께 골밑을 파고들어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두산그룹 역시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이진우 대신 김동현에게 정영민 수비를 맡겼다. 김지훈, 옥준희가 곁에서 그를 도왔고, 한종호는 여동준과 함께 골밑을 든든히 지켜냈다. 수비를 단단히 한 뒤, 속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한 치도 해이해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13년전 처음 나섰을 때처럼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후반 들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차이를 좁히기 위하여 안간힘을 썼다. 심준성이 앞장섰다. 빈틈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고, 미드레인지에서도 슛을 성공시키는 등, 슛감을 끌어올렸다. 팀 내 맏형으로서 보이스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동료들을 진두지휘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노장의 투혼에 신동민이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동료들도 심준성 활약에 화답하여 투지를 불태웠다.

두산그룹은 전반 내내 펄펄 날았던 여동준이 힘에 부친 모습을 보였다. 대신, 손호준이 힘을 냈다. 한종호와 함께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고, 파울을 얻어내는 등, 3쿼터에만 7점을 몰아쳤다. 자유투 4개 중 3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 것은 보너스. 이진우는 정영민을 틀어막는 데 사력을 다하며 부담을 덜어주었다.

4쿼터 들어 두산그룹이 분위기를 가져왔다. 휴식을 취하고 나선 여동준이 다시 한번 힘을 냈다. 리바운드 다툼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골밑에서 득점을 올리기를 반복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인지 자유투 성공률이 낮았지만, 우뚝 서 있는 것만 해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에 충분했다. 김동현은 상대 에이스 수비에 신경을 쏟으면서도 속공에 나서 점수를 올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정영민, 신동민이 3점라인 밖에서 슛을 성공시켰고, 심준성, 김동현이 골밑에서 힘을 냈다. 문성필은 김동윤과 함께 궂은일에 나서 동료들 뒤를 받쳤다. 하지만, 힘에 부쳐서인지 차이를 쉽사리 좁히지 못했다. 승기를 잡은 두산그룹은 여동준, 김동현을 필두로 김지훈이 3점슛을 연달아 적중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이 경기 MATCH MVP에는 17점 21리바운드를 기록, 골밑을 든든히 지켜내며 팀을 승리로 이끈 두산그룹을 대표하는 센터 여동준이 선정되었다. 그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너무 힘들었다“며 가쁜 숨을 몰아쉰 뒤 ”팀에 센터가 없다 보니 (이)진우가 긴 시간을 뛰게 해주었는데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서인지 후반에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음에도 곁에서 (손)호준이가 너무 잘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넘겼다.

이날 두산그룹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대표하는 에이스 정영민을 틀어막는 데 사력을 다했다. 1,3쿼터에는 이진우가, 2,4쿼터에는 김동현이 그를 전담마크하며 활동반경을 좁혔다. 이에 ”(이)진우가 상대팀에 대해 영상을 보여 분석을 잘해왔다. 심준성, 정영민 선수가 주로 득점을 하는데 심준성 선수는 골밑에서 어떻게든 맞서볼 수 있었는데, 정영민 선수만큼은 막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이)진우, (김)동현이가 박스원 수비를 했는데 너무 잘해줬다. 그리고 정영민 선수 발목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어찌 보면 운도 따라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2010년, 처음 대회에 참가한 이후 13여년만에 디비전 2에 배정된 두산그룹이었다. 어찌 보면 새로운 출발선에 선 셈. 처음 시작했을 때 함께했던 여동준이었다. 지금은 어떤 마음일까. 이에 ”원래 우리가 이런 팀인데 우연하게도 농구를 잘하는 (송)인택이 형, (정)양헌이 형이 들어와서 팀 전력이 끌어올려진 것이다. 이제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며 ”그때는 위기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에이스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보니 불안한 마음이 더 크다. 대신, 모든 선수가 함께하며 어떤 상황을 맞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게끔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지금 상황이 어찌 보면 팀 차원에서 더 좋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손호준, 김지훈, 옥준희 등 새로운 선수들이 팀에 합류, 팀에 적응을 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손)호준이, (김)지훈이가 지난 대회부터 새로 들어왔는데, 특히 (손)호준이 같은 경우는 동호회 농구를 하다 와서 그런지 적응을 빨리했다. (손)호준이 외에도 다른 선수들 모두 적응이 빨라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골밑에서 손호준이 한종호와 함께 여동준 곁에서 든든히 지켜내며 팀 전력을 한층 극대화했다. 그는 ”(손)호준이, (한)종호가 옆에 있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들이 있고 없고가 너무 크다. 나에게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켜줘서 내 활동폭도 한결 넓어진 효과를 보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둘을 향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동료들 활약 덕분에 여동준도 지난 1차대회부터 로우-포스트에 국한되지 않고 미드레인지까지 슛 거리를 넓힌 모습이었다. 이에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다리에 힘이 빠지다 보니 예전처럼 몸싸움이 제대로 안 되더라. 그래서 슛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해서 시도횟수를 늘렸다“며 ”처음에는 잘 들어가더니 시간이 갈수록 림을 벗어나더라. 체력을 더 끌어올려서 성공률을 높여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산뜻한 출발을 알린 두산그룹이었다. 그는 ”약한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간혹 단톡방에서 동료들끼리 ‘이 팀만큼은 이길 수 있겠다’고 말하는데 우리보다 못하는 팀은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현대모비스 연구소 빼고는 다 처음 상대해보는 팀이어서 쉽지 않다“며 ”우승까지는 무리고 매 경기 재미있게 하자고 한다. 물론, 우승하면 좋은데 만만한 팀이 없다. 그래도 우리가 늘 하던 대로, 매 경기 재미있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앞으로를 향한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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