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대화방서 전남대 여학생 신상정보 염탐·몰카 공유 의혹

대학 커뮤니팁앱서 '여학우' 포털계정 해킹방법 오가
SNS 통해 알려져…"경찰 수사해야 할 사안"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전남대학교 학생들 익명 단체대화방에서 여학우들의 포털 계정을 해킹해 개인정보를 열람하는가 하면 불법촬영물(몰카)을 공유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다.

16일 대학 커뮤니티앱인 '에브리타임'의 전남대 게시판에 따르면 최근 '전남대 낭만있는 단톡방'이라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학생들이 익명으로 여학생들의 포털 계정을 해킹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했다.

채팅방에서 한 학생은 구글 폼 설문조사를 통해 연락처를 조회할 수 있다면서, 연락처로 생일을 확인한 후 학교 포털 접속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남대학교 포털의 경우 아이디는 학번이고 비밀번호는 생일로 기본설정이 돼 타인의 계정도 접속할 수 있었다"며 불법행위 방법을 알렸다.

실제로 여학생들의 계정에 접속해서 학점과 사진, 집주소, 가족관계는 물론 소득분위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학번과 얼굴 보고 이쁜 사람만 추려냈다"고 불순한 의도를 드러냈다.

그는 "항상 조심하자"며 경계하는 듯한 말도 했으나 "아는 여자애 포털 비번 바꿨네. 들킨 것 같다"라며 상습적으로 특정인의 포털에 접속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고소당해도 쪽팔릴 게 뭐 있나. 벌금선에서 끝날 텐데"라고 태연해했다.

해당 대화방에서는 이처럼 민감한 개인정보를 열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학생들의 신체를 불법촬영하자는 대화도 오갔다.

해당 대화방에서는 "너무 행복하다. 팬x브x 맨날 다 비취게 입는데 즐거웠다"고 한 학생이 말하자 다른 학생이 사진 좀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한 학생은 "찍으려고 쫓아갔는데 보는 눈이 많아서 일단 보류했다"며 "이쁜데 허리 얇고 엉xx는 컸다"고 신체 품평을 했다.

또다른 학생이 "PC방 옆자리에 여자가 앉았다"고 말하자 "화장실 가는 척하면서 무음 카메라로 촬영 ㄱㄱ"라며 불법촬영을 권유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학생들의 이같은 대화는 올해 초부터 계속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타과 학생들간 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오픈채팅방에서 불법행위들이 거론돼 왔다.

특히 '분쟁과 세계지리' 과목 시험에서 AI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시도, 성공했다는 대화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취재진이 전남대 지리학과 해당 과목에서 부정행위가 발견됐는지를 묻자 학과 관계자는 "그런 사실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해당 대화방에서 여학우 성희롱을 넘어 불법촬영을 한 민감한 사진이 텔레그램으로 공유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논란이 확대되자 해당 단톡방에서 문제의 대화를 한 학생들은 대화방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학생들은 "이게 대학생 단톡방이냐 범죄자 단톡방이냐", "대화 수준이 아찔하다", "경찰이 수사해서 몰카범에 부정행위범 도용범 관음범으로 잡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확대되자 단체대화방에 있던 한 학생은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글을 올려 "실제로 해킹을 한 적도 없고 로그인이 가능하니 주의하자고 했다"며 "부정행위는 그냥 장난친 거다. 처벌 안 받을 거 아는데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해명글을 올렸다.

전남대학교측은 "해당 게시물을 확인 후 대처하도록 하겠다"며 "타인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것이 확인되면 형사처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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