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사망 26명·실종 10명…87개 시군구 7540명 대피
공공·사유시설 피해 226건, 밤새 48건 늘어
최대 200㎜ 이상 비 예보…총리 주재 회의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집중 호우로 인한 인·물적 피해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인명 피해는 밤새 추가로 나오지 않았지만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포함해 아직 집계에 반영되지 않은 인원이 있어 추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시설 피해는 밤새 48건 늘어 200여 건을 넘어섰다.
16일에도 최대 200㎜ 이상의 '물폭탄'이 예보돼 있어 응급복구 차질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잠정 짐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26명, 실종 10명, 부상 13명이다. 전날 오후 11시 집계치와 변동이 없다.
사망자 발생 지역은 경북 17명, 충남·충북 각 4명, 세종 각 1명이다. 실종자의 경우 경북 9명, 부산 1명이다.
전날 오전 8시30분께 청주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돼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다. 현재까지 하천 물의 유입을 막는 물막이 공사와 지하차도의 물을 퍼내는 배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을 뿐, 본격적인 수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9명이 구조됐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 15대가 고립돼 있으며 11명이 실종 신고된 상태다.
호우가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돼 중대본의 인명 피해 집계에 빠진 인명 피해는 사망 3명, 실종 2명이다.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인원은 13개 시도 87개 시군구 4382세대 7540명이다. 직전 집계치보다 14개 시군구 1060세대 1978명이 더 늘었다. 이 중 3363세대 5933명이 여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중대본이 가동된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101건 234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전날 오후 11시의 31건 58명보다 70건 176명 증가했다. 도로 장애물 제거와 간판 철거 등 3422건을 안전 조치하고 919개소 4373t의 급·배수도 지원했다.
시설 피해는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본격적으로 집계할 것으로 보여 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파악된 공공시설 피해는 102건이다. 직전 집계치인 74건보다 28건 늘었다. 하천 제방 유실 26건, 도로 파손·유실 25건, 토사 유출 16건, 침수 13건, 도로 사면 유실 10건, 옹벽 파손 3건, 법면 유실 3건, 싱크홀(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현상) 2건, 소교량 유실 1건, 인도 유실 1건, 낙석 1건, 도로 침하 1건 등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104건에서 124건으로 20건 증가했다. 주택 48채가 침수되거나 파손됐다. 차량 침수 63대, 어선 피해 6척 등이다.
농작물 9309.5ha와 농경지 12.4ha도 물에 잠기거나 매몰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의 약 32.1배에 달한다. 양식장 파손, 과일 떨어짐, 벼 쓰러짐 등 농·축·수산업 분야 피해는 장대비가 지나간 뒤에야 본격 집계된다.
지난 13일 오전 6시부터 신고된 정전 피해는 64건이다. 밤새 3건 더 늘었다. 2만7261호가 전력 공급이 끊겨 이 중 2만6597호만 복구돼 98%의 복구율을 보인다. 아직 복구되지 않은 664호 중에는 증평·괴산 446호, 예천 178호, 문경 20호이다.
지난 9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충남 공주 625.0㎜, 충남 청양 613.0㎜, 세종 580.0㎜, 충북 청주 538.5㎜, 경북 문경 519.0㎜, 전북 익산 518.5㎜ 등이다.
1시간 동안 내린 최대 강우량을 뜻하는 '시우량'은 전남 신안 63.0㎜(14일 오전 5시), 전북 부안 58.5㎜(14일 오전 3시), 전북 익산 54.0㎜(14일 오후 4시) 등으로 나타났다.
이날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으로 보면 전남 여수 80.0㎜, 제주 37.5㎜, 전남 해남 33.0㎜, 경남 거제 31.4㎜, 경남 통영 26.0㎜, 부산 사하 25.0㎜ 등이었다.
현재 강원 남부 내륙·산지와 충청권, 남부 지방,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남해안과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어 더 걱정스럽다.
이날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과 남부 지방, 울릉도·독도가 50~150㎜(많은 곳 200㎜ 이상), 경기도와 강원 내륙·산지, 제주도 남부·산지는 30~80㎜(많은 곳 150㎜ 이상), 서울과 인천, 강원 동해안, 제주도(남부·산지 제외)는 5~60㎜이다.
추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 위험·취약 지역 곳곳에서는 사전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오전 6시 기준 도로 211개소, 세월교 및 하천변 산책로 710개소, 둔치주차장 216개소, 숲길 99개소가 막혀 있다. 20개 국립공원 489개 탐방로도 통제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10시58분께 발생한 무궁화호 궤도 이탈의 여파로 일반열차 전 선로 운행이 중지됐으며 오는 17일 오전 2시께 복구될 예정이다. KTX의 경우 일부 구간이 서행 또는 중지 운행 중이다.
하늘길도 일부 끊겼다. 기상 악화로 항공기 12편이 결항돼 있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과 대처 계획을 살필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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