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기간제 교사 비율 높을수록 기초학력 미달 비율 상승"

국공립 학교서 부정적 영향 더 커…"기간제 교사 확대 방지책 필요"

수학수업 [연합뉴스TV 제공]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학교 내 계약직으로 일하는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숙명여대 박사과정인 송스란씨가 작성한 '교사의 고용 형태가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중학교를 중심으로'를 보면,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비율 확대는 수학·영어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기간제 교사 비율이 1%포인트 확대되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수학에서 0.33%포인트, 영어는 0.34%포인트 올라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논문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공한 에듀데이터(EDSS) 가운데 142개 중학교(국공립 120개교, 사립 22개교)의 2020년 기간제 교사 비율,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국어·영어·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등을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통계 분석 결과 기간제 교사 비율은 수학·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간제 교사 비율과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학교 설립 유형별로 보면 사립 중학교의 기간제 교사 비율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국공립 중학교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내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아질수록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저하하는 것은 교원의 고용 안정성과 수업의 질이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논문은 지적했다.

기간제 교사는 근무 연한이 한정돼 있고 연수 기회도 제한적이어서 수업 능력을 향상하기 쉽지 않다.

기간제 교사가 많은 학교는 교사 교체가 잦아 교사 간 협력도 활발히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가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립 학교의 경우 정규 교원으로 채용하기 전 선별을 위해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고, 이후 평가를 거쳐 정규 교원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고용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사정이 나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반해 국공립 학교는 정규 교사의 결원을 메우기 위해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는 탓에 고용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

논문은 최근 학생들의 전반적인 기초학력 저하에도 기간제 교사 채용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중학교 기간제 교사 비율은 2016년 14.37%에서 2021년 17.74%로 상승했다.

이 기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2.0%에서 6.0%, 수학 4.9%에서 11.6%로, 영어 4.0%에서 5.9%로 확대됐다.

논문은 "기초학력 미달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간제 교사 확대 방지를 위한 교원 수급 정책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며 "국·공립학교 기간제 교사에게도 수업에 큰 노력을 투입할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한국교육학회 2023년 연차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porqu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