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기고 재밌는 오빠들’ 디스코팡팡 DJ들은 어떻게 소녀들을 유린했나?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일명 '디스코팡팡'으로 불리는 사설 놀이기구 DJ 등이 10대 소녀들의 순수한 팬심을 악용한 파렴치한 성범죄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티켓 강매와 그에 따른 공갈·협박도 모자라 어린 소녀들의 성을 약탈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입건 피의자 20여명에 피해자 수십명…업체 대표 등 윗선도 수사
17일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사건 범죄 연루 피의자는 20여명이며, 피해자는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중에는 초등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 피해 여학생 부모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청청소년범죄수사대는 경기도의 실내 디스코팡팡 DJ 연습생 A씨 등 20여명을 조사하고 있다. 일부는 구속 송치한 상태며 일부는 불구속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들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여러가지 범죄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디스코팡팡 DJ 연습생 등 직원으로 일하며 10대 여자 청소년 수십여명을 상대로 티켓 강매, 공갈, 협박, 강간, 성매매 강요 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한 업체가 수원 디스코팡팡은 물론 전국 각지에 10여개 업소를 운영 중인 것으로 보고, 업체 대표 및 중간 관리자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판매실적 채우기 위해 팬심 악용…조건만남 덫 된 티켓 외상구매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인근 디스코팡팡 직원 A씨 등 일부 DJ 연습생들은 팬을 자처하며 자신들을 따르던 피해 여학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겼다.
이들은 1장당 4000원짜리 디스코팡팡 티켓을 많이 구매하는 여학생들에게 데이트 기회를 부여하는 이벤트를 하는 등 팬심을 자극하는 상술로 10대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다.
특히 피해자들과 친분을 쌓은 뒤 티켓 대량 구매를 부탁했고, 학생들이 돈이 없다고 하면 빌려주거나 외상으로 실적을 올렸다.
이들은 여학생들과 사적 만남을 이어가며 유대감을 쌓은 뒤 결국은 성범죄를 저질렀고, 이후엔 SNS를 활용해 이른바 조건만남 남성들을 모집, 성매매를 강요하고 돈을 챙겼다.
실체를 알게 된 피해 학생들이 이들을 회피하려 하자 모텔에 감금한 채 협박과 폭행을 일삼았다. 또 어린 여학생들과 성매매를 한 남성들을 상대로도 협박해 돈을 뜯었다. 디스코팡팡 일부 직원들은 합숙소 생활을 하며 마약류를 흡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수원 디스코팡팡 소유주, 전국 10여개 놀이시설 운영
미성년자를 상대로한 추악한 범죄는 비단 수원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의정부와 화성, 부천 등지에서도 유사한 범죄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확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 모두 수원 디스코팡팡 소유주 B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B씨는 전국에 10여개 매장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원 디스코팡팡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14일 저녁 찾은 이 업소의 출입문 앞에는 차량 한 대가 주차돼 있을 뿐 오가는 이 없었다. 건물 내부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관계자들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업소 후문 현관 유리에는 지자체와 세무서 등에서 보낸 등기 우편물이 있음을 안내하는 스티커가 색이 바랜 채 붙어 있었다. 주 고객이 10대들인 이 디스코팡팡 주변에는 모텔과 유흥업소들이 즐비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여학생은 "(디스코팡팡을)타는 것도 재미 있지만 DJ 오빠들이 잘생기고 재미 있는 말도 잘해 인기가 있다"며 "예전부터 좀 안 좋은 일(탈선·성범죄)이 많았다는 것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운영주 B씨는 하지만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S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직원들의 성범죄를 전혀 알지 못했고 표를 강매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OBS에 출연해 "어린 청소년들과 친근감을 형성한 뒤 팬심과 경쟁심을 조장하는 수법으로 범행한 것"이라며 "아직도 SNS 상에는 업체를 비호하는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는 연예인 팬클럽들의 반응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우려했다.
디스코팡팡은 현행법상 일반 유원시설로 분류가 되는데, 지자체의 허가를 받고 안전성 검사를 마치면 제한 없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 B씨 소유 업체 10곳을 포함해 전국에 70여 곳에서 DJ를 두고 시설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피해자 다수가 미성년자인 데다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현재 상황을 이야기할 수 없다. 수사가 마무리되면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 결과를 언론을 통해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sun070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성관계 안한지 몇년"…전현무, 결혼 관련 숏폼 알고리즘 들통
- 홍준표 "이재명에 징역 1년 때린 대단한 법관, 사법부 독립 지켜" 극찬
- 생후 30일 미모가 이정도…박수홍, 딸 전복이 안고 '행복'
- 서점서 쫓겨난 노숙자 부른 직원 "다 못 읽으셨죠? 선물"…20년 후 반전
- "제일 큰 존재"…'사혼' 박영규, 54세 나이차 막둥이 딸 최초 공개
- '이나은 옹호 사과' 곽튜브, 핼쑥해진 외모 자폭 "다른 이유 때문"
- 실종됐다는 5세 아동, 알고 보니 진돗개 숭배 사이비 단체 범행
- 배다해, ♥이장원과 결혼 3주년 자축 "지금처럼만 지내자 여보" [N샷]
- "로또 1등 당첨돼 15억 아파트 샀는데…아내·처형이 다 날렸다"
- "자수합니다"던 김나정, 실제 필로폰 양성 반응→불구속 입건(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