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긴축 부담 던 증시… 美 어닝시즌 개막 속 훈풍 불까
금리 불확실성 일부 해소되며 기업 실적에 주목
“연내 1회 금리인상 확신하긴 일러” 지적도
지난주(7월 10~14일) 전주 대비 상승 마감한 증시에 투자자들은 모처럼 기분 좋게 주말을 맞이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주와 비교해 4.02% 상승한 2628.30, 코스닥 지수는 3.34% 오른 896.28에 장을 마쳤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 지수(CPI)를 통해 점차 선명해지는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확인한 가운데,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미국 빅테크 기업의 어닝시즌을 맞아 국내 증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초 국내 증시는 소폭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새마을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확산됐고, 전주 공개된 6월 미국 ADP 전미 고용 보고서에서 민간 고용이 예상보다 견고하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노동시장 과열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더 강력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졌다.
약세를 보이던 증시는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 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커지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12일 발표된 6월 CPI 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가장 둔화한 수치를 보이자, 증시는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화답했다. 오는 25~26일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그대로지만, 연내 최대 2회까지 예상됐던 연준의 금리 인상이 1회로 마칠 것이라는 데 시장의 기대감이 모이는 모습이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주초 대비 약 35원 하락한 1265.8원에 마감했다. 지난 2월 9일(1260.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주(7월 17~21일)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과 금융주의 지난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7월 FOMC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미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이 ‘어닝 쇼크’를 보이지만 않는다면 증시는 무난하게 상승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 실물 지표도 발표된다. 현지 시각으로 17일에는 6월 중국 소매판매지수·2분기 GDP가, 18일에는 6월 미국 소매판매지수(18일)가 발표된다. 중국의 경우 실물지표에 따라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일부 산업 섹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실물 지표 발표 이후엔 경기 연착륙 여부를 확인하며 증시가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 상승세 둔화가 확인되고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 기조 장기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장주 종목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시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금리 인상 불확실성 던 증시… 기업 실적에 쏠린 눈
이번 주 2분기 미국 기업의 ‘어닝 시즌(실적 발표 기간)’이 본격적으로 개막한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4일 발표된 JP모건·웰스파고·씨티그룹에 이어, 오는 18일 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록히드마틴, 19일 테슬라·넷플릭스·골드만삭스·IBM, 20일 TSMC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에서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다면 주식 시장은 ‘테스트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상승 추세를 공고히 할 것”이라면서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치는 5% 정도지만, 이를 웃도는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분기 답보 상태의 경기를 딛고 빅테크·인프라 투자·주택 건설·반도체·여행 분야에서 강력한 수요가 나타났고, 이들이 2분기 실적 시즌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는 7월 연준의 금리 1회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면서 “금리가 주식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실적, 특히 향후 기대에 대한 변화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골디락스 환경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골디락스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 경제 상황을 뜻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발표된 미국 기업 실적을 보면 산업재·자유 소비재·정보통신(IT)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전문가 전망치 대비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6월 물가 지표가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긍정적으로 발표되면, 투자자들이 이를 골디락스 환경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美·中 소매판매 지표 발표… 긍정적 분위기 이어갈까
현지시각으로 18일부터 이틀간 미국과 중국의 실물 경제 지표 발표가 차례로 이어진다. 18일(이하 현지 시각) 중국의 지난 2분기 GDP, 산업생산·소매판매 지수가, 19일에는 미국의 소매판매 지수가 발표된다. 중국의 경우 실물지표의 부진이 계속되고, 미국은 견조한 지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6월 미국의 산업생산 지수가 전월 대비 0.1% 감소, 소매판매 지수는 0.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물가 둔화에 따른 실질소득의 증대로 인해 수요가 회복되면서 6월 미국의 산업생산·소매판매의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윤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2분기 GDP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년 대비 7% 성장률이 기대되는데, 이 경우 상반기 성장률은 6%에 가까워지고 이는 기존 목표치인 5%를 상회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경기 부양 기대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서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나마 정책 지원이 기대되는 반도체·AI 등 일부 성장 테마에 선별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생산·소매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상인증권은 “생산·소매판매가 부진할 경우 중국 증시 상승 폭이 다소 제한되겠지만, 부진한 지표는 결과적으로 강화된 개방 정책과 확대된 경기부양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미국 긴축적 통화 정책 끝?… 안심하긴 일러”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가 꺾일 것이라는 데 안도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CPI 발표가 연준 통화정책 강도에 대한 부담을 완화했고, 이는 단기적으로 국내외 증시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도 “다만 지속성 측면에서는 아직 확신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판단의 이유로 “인플레이션 지표들의 기저 효과가 소진되는 하반기에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경직적 태도가 다시 강조될 개연성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 사이클이 현재 미국 내 서비스업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 달러 공급이 축소될 수 있고, 이는 달러의 강세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6월 물가 지표만으로 FOMC 위원들의 추가 2회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면서 “또 달러 약세는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유로존·중국 등 비달러 주요 지역들이 자국 통화 강세를 지지하지 않고 있어 달러 약세 지속성은 낮아 보인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