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한민국"과 "남조선" 교묘한 호칭 사용, 의도적인가?
-한국 정부 ‘신통일미래구상’ 준비.. 北 원천적 무력화 의도 개연성도
-북한의 다양한 의도 치밀하게 파악, 담론경쟁의 주도권 선점해야
전문가는 북한이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아 왔지만 실수로 사용했을 개연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대한민국’은 대외메시지이고 ‘남조선’은 대내용으로 구분해서 지속적으로 정책화해 사용할지 일회성으로 끝날지, 아니면 당장 그 효과를 판단하는 과도기를 가질지 지켜봐야 한다. 또 그 의도를 파악해 담론경쟁에서도 밀리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북한 노동당 부부장을 맡고 있는 김여정 지난 10~11일 이틀에 걸쳐 주한미군 정찰기의 북한 EEZ 상공 비행에 대한 비난 담화를 냈다. 그녀는 10일 담화에선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족속” 등 표현을 썼고 11일 담화에서는 “《대한민국》의 군부”라는 표현을 썼다. 이례적으로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이다.
북한에서 겹화살괄호 '≪≫'는 우리의 따옴표에 해당해 강조의 의미로 쓰인다. 북한은 미국 등 다른 나라를 지칭할 때에는 국가명에 이와 같은 특수기호를 씌우지 않지만 공식 명칭을 사용할 때에는 '《미합중국》'과 같이 표기한다.
이에 비추어 보면 북한이 이번 담화를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기보다는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표현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다 북한은 지난 13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을 시험발사(지난 12일)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예전 ‘남조선’ 명칭을 다시 사용했다. 김정은이 발사 현지지도에 나서면서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면서 남한을 ‘남조선 괴뢰’라고 표현했다.
또 일각에선 북한이 남측을 한민족으로서 통일 대상으로 본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국가 대 국가’로 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하지만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대북 전문가들의 공통적으로 북한의 속내를 예단하긴 아직은 이르다는 목소리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김 부부장이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쓴 의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조금 더 볼 필요가 있다”며 “아직 어느 쪽으로 결정하는 건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대한민국이라는 용어 사용을 통해 ‘한민족’이 아니라 ‘두 개의 한국’을 강조함으로써 이질감과 적대감을 증폭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반 책임연구원은 "두 개의 한국을 의도했다고 북한이 적화통일이라는 목표를 포기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한국 정부가 ‘신통일미래구상’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통일의 미래 모습’을 원천적으로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도 밑바탕에 깔려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 책임연구원은 "갈등과 충돌구도를 부인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두 개의 한국’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운운하며 담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북한의 다양한 의도를 치밀하게 파악해서 담론경쟁의 주도권을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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