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루머 속 부상 후유증까지… 실망감에 '비속어', 오타니도 사람이었다

고유라 기자 2023. 7. 1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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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AP
▲ 오타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후반기 첫 선발 스타트를 끊은 1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는 오타니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경기에 등판하기 훨씬 전부터 하나의 소식이 속보로 떴다. 바로 에인절스 구단이 다음달 2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 이전에 오타니를 트레이드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전날(14일) 뉴욕 양키스가 오타니 트레이드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전해진 뒤 하루만의 일이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돼 총액 5~6억 달러를 호가할 오타니를 만년 하위팀인 에인절스가 트레이드 카드로 쓸 거라는 건 올 시즌 전부터 나온 이슈였고 오타니도 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에인절스 구단주가 오타니 트레이드를 부인했고,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은 그의 생각이 많아지게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오타니는 전반기 마지막부터 손톱이 깨지고 손가락 끝에 물집이 잡히는 부상이 있어 올스타전에 투수로 선발되고도 등판하지 못했다. 다행히 부상이 크지 않아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결과는 그답지 않았다.

오타니는 이날 5이닝 5피안타 7탈삼진 4사사구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는 팀의 5-7 패배로 시즌 5패(7승)째를 안았다. 지난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도 5이닝 5실점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타석에서는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으나 팀 승리를 홀로 이끌기는 역부족이었다.

오타니는 이날 최고 시속 99.3마일(약 159.8km)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3회 이후 스위퍼, 커터 등 변화구 그립이 조금씩 풀리면서 볼이 되는 경우가 많아져 스스로도 고전했다. 공을 던지는 중간중간 물집 때문에 벗겨진 손가락 끝 피부를 뜯고 침을 발랐다. 오타니는 4회초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사구 3개로 무사 만루에 몰린 뒤 2-2 동점으로 이닝이 끝나자 'F-word'를 내뱉으며 분노하기도 했다.

▲ 오타니가 득점하고 있다.
▲ 교체되는 오타니(오른쪽에서 2번째). ⓒ연합뉴스/AP

결국 6회 선두타자 코리 절크스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필 네빈 감독과 트레이너들이 올라와 오타니를 교체시켰다. 오타니는 실망감과 좌절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등판을 마쳤다. 등판을 마친 뒤 힘이 빠졌는지 이후 두 타석은 모두 삼진으로 아웃됐다.

현지 인터뷰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 후 "최근은 계속 그런(부상이 있는) 느낌이다. 내일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다음등판을 확인해야 할 것 같다. 물집은 평소(예전의 부상)와 다르지 않지만 손톱 문제가 크다. 스위퍼를 던질 때 제구에 문제가 느껴진다. 투구 모션이 좋아도 손끝 느낌이 좋지 않으면 망치는 게 투수"라고 부상 상태를 밝혔다.

오타니는 이어 "좌절감이 쌓여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아마도 모두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패배가 쌓여갈수록 사람이라면 그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교체될 때는 불만이라기보다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 아쉬웠다. 투구수(94개)를 볼 때 6회를 다 막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선두타자를 내보내고 싶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오타니는 올해 볼넷 46개를 허용해 2021, 2022년(각각 44개)을 벌써 넘어 개인 한 시즌 최다 볼넷을 내준 것에 대해서는 "볼넷은 아차 하면 나올 수 있는 거다. 아무래도 리듬이 나빠져서인 것 같다. 탈삼진을 잡으면서 볼넷을 줄이는 게 투수의 이상적인 방향이다. 앞으로 좋은 투구 프로세스가 이뤄질 수 있다면 탈삼진을 늘리고 볼넷을 줄이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5회초 수비 때 2-3으로 역전된 뒤 1사 2루에서 호세 아브레유의 타구를 3루수가 뒤로 흘리면서 2-4로 점수차가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일단 배트에 (공을) 맞히지 못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인플레이 타구가 나오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무도 실책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저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비자책 실점에 대해 대인배 면모를 보였다.

▲ 오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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