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막서 '쾅' 그 순간, 재앙 직감한 한 사람…"난 파괴자가 됐다"[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이던 1945년 7월16일. 미국의 외딴 사막에서 한 남자가 거대한 폭발을 지켜봤다.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미국의 극비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 '맨해튼 계획'의 연구책임자다.
1942년부터 맨해튼 계획을 시작한 미국은 마침내 이날 '트리니티'라 이름붙인 핵실험에 성공했다. 인류 최초의 핵폭발 실험이었다. 이로써 '원자폭탄'이 생겨났고, 이는 21세기까지도 세계질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가공할 무기로 존재하고 있다.
1930년대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계 과학자들이 적잖다. 물리학자인 레오 실라르드,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있다. 실라르드는 나치의 무기개발에 맞서 원자폭탄을 개발해야 한다고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실라르드가 쓰고, 아인슈타인이 서명한 이 편지가 맨해튼 계획의 씨앗이다.
총 책임자는 미 육군의 레슬리 그로브스 장군이 맡았다. 그로브스는 미 육군 공병단 출신인데, 당시 공병단 사무실이 뉴욕 맨해튼에 있었다. 이에 프로젝트는 '맨해튼 계획'으로 불리지만 진짜 연구시설은 따로 있었다.
그로브스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의 오펜하이머 교수와 함께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테네시주 오크리지 등 거점 시설을 만들어 연구진을 불러모았다.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장을 맡은 오펜하이머가 사실상 연구를 이끌었다. 오펜하이머가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에 비견되며 지금도 맨해튼 계획의 주역으로 불리는 이유다.
인류가 역사상 한 번도 가지지 못한 가공할 에너지를 통제하고 이용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그러나 뛰어난 과학자들이 함께 수 년간 연구를 계속한 끝에 1945년 7월, 작전명 트리니티 핵폭발 실험이 성공했다. 로스앨러모스 남쪽의 사막 한가운데 폭격 연습장이다.
실험에 성공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두 개의 원자폭탄 '리틀보이'와 '팻맨'이 각각 일본 히로시마(8월6일)와 나가사키(8월9일)에 투하된다. 1949년에는 소련도 자체 핵실험에 성공하며 강대국들이 핵개발로 내달리게 된다.
맨해튼 계획엔 오펜하이머 말고도 닐스 보어, 엔리코 페르미, 존 폰 노이만, 리처드 파인만 등 당시 전세계서 활동하던 최고의 과학자들이 합류했다. 아인슈타인은 직접 참여하지 않았어도 실라르드의 편지에 서명을 올려 동의한다는 뜻을 보탰다. 이들 중 노벨상 수상자도 다수 나왔다.
한편 오펜하이머는 2차 대전 후 핵무기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재앙을 우려하며 수소폭탄 개발에 반대했다. 그의 평전 제목이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에 기반한 영화 '오펜하이머'(2023)를 만들었다. 영화는 트리니티 실험의 폭발을 재현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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