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도 '전기' 트렌드…韓 배터리 기업에 기회

김상희 기자 2023. 7. 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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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브랜드 혁신 스캐너 #23 - "전기 오토바이"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에너지카 전기오토바이/사진=에너지카 홈페이지
이제 거리에서 전기차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10대 중 1대가 전기차일 정도로 선호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국내외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모델을 늘리고 있고, 충전 인프라도 점차 확충되면서 앞으로 전기차 판매는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와 함께 대표적인 이동 수단으로 꼽히는 오토바이 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현재 국내에 신고돼 있는 오토바이는 약 220만 대로 이 중 전기오토바이는 6만 여대다. 현재는 2%대 수준이지만, 2018년 이후로 보면 보조금 정책 등으로 전기오토바이 판매가 빠르게 늘었다. 최근 연간 오토바이 판매량 약 14만 대 중 전기오토바이는 약 1만 8000대로 10%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조사기업 넥스트무브 스트레티지 컨설팅에 따르면 세계 전기오토바이 시장은 2021년 약 460억 달러에서 2030년 109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은 유지비, 정부는 친환경으로 전기오토바이 선호
전기오토바이는 국내에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경형, 소형, 중형, 대형으로 종류가 나뉜다. 경형은 최고출력 4kw 이하로 기존 배기량 50cc 급 스쿠터에 해당한다. 소형은 최고출력 11kw 이하, 중형은 11~15kw, 대형은 15kw 초과인 제품이다. 유럽에서는 모빌리티의 종류를 정의한 L카테고리 기준에 따라 전기오토바이를 구분한다. 예를 들어 L1e-B는 50cc 또는 최대 4kw 전력의 이륜차로, 최대 속도 28mph를 넘지 않는 차종을 말한다. L3e-A1는 최대 125cc 및 11kw 출력, L3e-A2는 최대 35kw인 이륜차다.

전기오토바이 판매가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유지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 때문이다. 내연기관 오토바이는 휘발유 1리터로 30~40Km를 갈 수 있다. 휘발유 1리터는 현재 1500원이 넘지만 동일한 거리를 이동하는데 필요한 전기 충전 요금은 몇백 원에 불과하다.

또 내연기관 오토바이는 엔진오일을 비롯해 필터, 각종 벨트 등 교체해 줘야 하는 부품과 소모품이 많지만 전기오토바이는 이런 교체 부품이 현저히 적다. 서울시에 따르면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전기오토바이로 바꿀 경우 1대 당 연간 약 245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들이 유지 비용 때문에 전기오토바이를 선택한다면 정책적으로는 친환경으로 인해 권장한다. 전기오토바이는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의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소음도 적다.

이처럼 저렴한 유지 비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비자들이 여전히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선택했던 이유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충전에 따른 불편함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몇 분 밖에 안 걸리는 주유를 하면 바로 이용 가능한 내연기관과 달리 최소 2~3시간 이상 충전을 해야 하고, 배터리 용량이 적을 경우 충전 후에도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으로 인해 잦은 주행을 하는 배달 등에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터리 성능과 충전 기술이 향상되고 있고, 환경적 이점이 커 정책적으로 점차 전기오토바이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만큼 판매가 더 늘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전기오토바이는 사양과 제품에 따라 80~260만 원 수준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자체에 따라 추가로 지방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특히 서울시는 2021년 환경부와 함께 2025년까지 내연기관 배달 오토바이를 100% 전기오토바이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5년까지 전기오토바이 6만 2000대를 보급하고, 이 중 절반이 넘는 3만 5000대를 주 5일 이상 운행하는 전업 배달용으로 보급해 서울시내 전업 배달 오토바이의 100%를 무공해·무소음 전기이륜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한편 보조금 등 지원책과 함께 충전과 관련한 제도적인 부분의 보완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에서는 전기 오토바이가 환경친화적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정의돼 있지 않아 공용 충전소를 이용할 수 없다. 즉 현재는 전기 오토바이를 가정용 전기 등 개별적으로 마련한 충전 시설로만 충전해야 한다는 의미로, 아파트 같은 곳에서는 이용이 어렵다.

글로벌 오토바이 기업, 전기 오토바이 사업 본격화

혼다 전기오토바이/사진=혼다 홈페이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오토바이 기업들도 전기오토바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전기오토바이는 기존의 오토바이 생산 업체 외에도 제로, 에너지카, 이누리 등의 전문 업체와 중소, 중견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만들었다.

글로벌 오토바이 판매 1위 혼다도 그간 일부 전기 모델을 생산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2025년까지 최소 10종의 전기 오토바이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업을 강화하고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밖에도 야마하가 2050년까지 오토바이 판매량의 90%를 전기 제품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가와사키도 2035년까지 주요국에서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모든 오토바이를 전기화한다는 게 목표다.

하일정 한국전기이륜형자동차협회 상임이사는 "혼다 등이 본격적으로 전기오토바이를 생산하며 시장이 커지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이미 전기 오토바이용 배터리팩도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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