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태안 저수지 아내 살인사건…"여장 후 子기숙사 침입→억대 채무", 사랑꾼 남편의 진짜 얼굴은?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남편 강 씨의 이야기 속 진실은 무엇?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남편의 두 얼굴 - 태안 저수지 아내 살인사건'라는 부제로 올해 초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1월 25일, 누구보다 성실했던 지윤 씨는 연락도 없이 출근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지윤 씨에 걱정된 직장 동료는 그의 집을 찾아갔지만 인기척은 없고 차량은 그대로였다. 이에 직장 동료는 곧바로 신고를 했다. 그런데 경찰은 지윤 씨의 휴대전화가 위치 추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 날 그의 남편 강 씨도 출근하지 않았다.
주말 부부로 지냈던 부부는 설 전날 1월 21일 처가를 방문했고, 다음 날 1월 22일 서산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22일 저녁 집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 후 어느 누구와도 연락이 되지 않고 모습을 보지 못했던 지윤 씨.
결국 경찰은 1월 25일 이들의 실종 신고를 받고 집의 문을 열었지만 집에는 수상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의 생활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GPS 기록을 확인했고 서산에서 2시간 떨어진 인천 영종도 부근에서 마지막 GPS 기록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후 남편 강 씨의 차량이 인천공항에서 발견됐고 이들이 실종신고되기 전인 1월 23일 오후 9시경 홀로 베트남으로 출국하는 장면이 공항 CCTV에 찍힌 것이다.
이에 경찰은 강 씨의 차량 행적을 추적했고 그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전 충남 태한의 한 저수지 인근에서 상당 시간 머문 것을 확인하고 대대적인 수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후 저수지 얼음 아래에 잠겨있던 텐트 가방을 발견했고, 그 안에서 지윤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물속에서 커다란 부엌칼도 함께 발견했다. 시신 부검 결과 지윤 씨의 전신에 십여 군데 찔린 자국과 복부에 커다랗게 베인 흔적이 발견됐다. 하지만 부검 결과 이는 직접적 사인은 아니었다. 그의 전신에 있던 자상은 모두 사후 자상이었다. 지윤 씨의 목에서 끈으로 당긴 삭흔이 발견되었고 이에 질식사한 것이었다.
경찰은 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그의 행적을 추적했다. 그리고 지난 2월 10일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됐다.
지윤 씨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그의 국내 송환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강 씨가 필리핀 외국인 수용소에서 탈출했다는 것. 그리고 그는 탈옥 8일 만에 다시 체포되었는데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한국인 두 명과 함께 체포된 강 씨. 그리고 그가 체포된 현장에는 3만 3천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 1kg이 발견되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강 씨는 아내를 죽이지 않았다며 당당하게 이야기하며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수상한 출국과 체포, 탈옥과 두 번째 체포, 수수께끼의 동행자와 마약까지 무엇 하나 쉽게 설명되지 않는 남편의 기이한 행적. 게다가 필리핀 경찰이 아내 살해 혐의에 관해 묻자, 강 씨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가족들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전했다. 돈을 벌기 위해 국내에서 마약 배달 일을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이들이 설날인 1월 22일 직원 둘을 보낸다고 했다는 것. 그리고 이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대화를 하던 중 습격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 후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아내는 숨진 후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또한 그는 그 사람들의 얼굴이 기억나냐는 질문에 "얼굴은 대충 기억나는데 이름이나 전화번호 연락처 이런 걸 하나도 모른다. 어차피 약 팔아먹는 놈들이라 아이디 바꾸고 그래서 찾아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이후 집에서 어떻게 나갔냐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취재진은 필리핀에서 취재를 하던 도중 강 씨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제보자를 만났다. 필리핀 외국인 수용소에서 강 씨와 함께 수용됐다는 제보자, 그는 강 씨가 지윤 씨를 죽인 이들과 공모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주식과 코인에 손을 대서 돈이 필요했던 강 씨는 아내의 돈을 뺏으려고 했고 반항하는 아내를 범행을 모의한 지인들이 우발적으로 죽였고, 두려운 마음에 아내의 시신을 유기했다는 것.
어렵게 강 씨를 면회하게 된 취재진. 강 씨는 아내의 살해 혐의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윤 씨 사망은 사고였으므로 가족에게 사과할 일이 없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가족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마약 관련 일을 하다가가 아내가 사망했고, 그들의 ID는 휴대폰이 없어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필리핀 경찰 측은 체포 과정에서 강 씨의 휴대폰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취재진은 익명의 제보자에게 수용소에 함께 수용된 보이스피싱 범이자 마약 관련 범죄에 가담된 이가 강 씨에게 마약 배달을 시키기 위해 탈옥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윤 씨를 살해한 이들을 찾기 위해 탈옥했다던 강 씨의 주장과는 상반된 이야기였다.
또한 취재진은 지윤 씨의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지윤 씨가 사망한 후 지윤 씨인 척 보내온 메시지들을 포착했다. 그리고 지윤 씨가 사망한 후 누군가 지윤 씨의 카드로 대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국내외에서 현금을 인출한 내역도 확인했다. 특히 해외에서 인출된 현금만 무려 4천여만 원이었다. 그리고 현금이 인출된 지역들은 정확하게 강 씨의 동선과 일치했다.
그러나 강 씨는 가족들에게 지윤 씨 사망 후 기억을 잃었다며 처음으로 정신이 들었던 곳은 캄보디아의 한 호텔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취재를 통해 강 씨의 주장과 달리 그가 기억을 잃었다는 기간 동안 숙소를 직접 예약하고 돈을 지불했으며 외출까지 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강 씨는 설 연휴 전 쓸 일이 있다며 회사에 보관 중이던 여권을 찾아갔고, 비행기 표는 처갓집에서 돌아오던 저녁이었다. 지윤 씨가 운전하던 차에서 지윤 씨 몰래 예약을 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 씨의 대답 패턴을 분석해 전형적인 거짓말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판단했다.
사실 강 씨는 신혼여행에서 지윤 씨에게 억대 빚에 대해 고민했다. 남편에 대한 실망이 컸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커서 그를 이해하기로 한 지윤 씨는 남편의 빚을 갚기 위해 노력했고, 지난해 드디어 빚을 거의 다 갚아간다며 2세 계획까지 했다.
그러나 올해 초 남편의 빚이 아직 더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던 것. 강 씨는 지난해 회사 대표에게 수천만 원의 가불을 했고, 동료에게도 수천만 원을 빌렸던 것. 그리고 1월 3일 다시 가불을 요청한 강 씨. 이에 대표는 이 사실을 지윤 씨도 알고 있는지 확인했고 지윤 씨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강 씨에 대한 실망으로 그를 퇴사시키려 한 회사 대표. 그런데 며칠 뒤 지윤 씨가 강 씨와 함께 찾아와 남편을 살려달라고 울며 애원했고, 이에 대표는 마음을 돌려 강 씨가 며칠 전 부탁했던 돈까지 추가로 가불 해주었던 것이다.
코인과 주식을 했다고 주장한 강 씨. 그러나 그의 개인회생을 담당한 전문가는 그의 빚은 주식이나 코인과 관계가 없다고 했다. 수십 군데 대부업체와 캐피털에서 돈을 빌렸던 강 씨는 사건 직전에도 7천여만 원의 빚이 있는 상태였다. 이에 전문가는 "빚 독촉을 좀 피해보고자 하는 목적이었지, 본인의 채무를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의지는 전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또한 그의 직장 동료들은 그가 도박을 좋아했고, 회사 법인 카드로 유흥업소에서 50만 원 이상을 결제한 일도 있다고 제보했다. 이에 회사 동료가 지적하자 강 씨는 "아니에요, 안 갔어요. 자다 깨니까 도로던데요"라는 거짓말을 또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는 결과가 어떤 상황이 될 것이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기 싫은 것"이라며 그가 순간순간 거짓말로 얼버무리는 이유를 분석했다.
방송은 그에 대해 아는 사람을 추적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그와 같은 반이었던 사람들 중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의 군 상사를 통해 부사관 교육 과정을 밟고 있던 강 씨가 돌연 탈영했던 사실을 알아냈다. 자그마치 한 달을 탈영했던 강 씨는 끝까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결국 불명예제대를 했다.
또한 그는 대전의 한 대학에 침입해 절도를 하려 한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 유예 2년의 처벌을 받은 적도 있었다. 당시 목격자는 그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앞머리 있는 웨이브 가발에 뿔테 안경을 쓰고, 목격자의 립스틱을 칠하고 있었던 강 씨는 민소매에 핫팬츠 차림으로 여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그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 기숙사 침입 이유를 절도 때문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는 청테이프가 발견되어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런데 강 씨가 여자 기숙사에 침입했던 시기는 지윤 씨와 연애를 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지윤 씨는 탈영에 대해서도 누나가 아파서 제대를 했다는 강 씨의 말을 믿고 있었다.
전문가는 "주된 동기는 금전적, 경제적인 동기로 보이지만 그것만이 아니고 여기에 어떤 감정적인 동기가 함께 수반되지 않았을까. 살해를 결심하게 되었던 즈음에 아내의 태도, 자신을 용서해 주지 않을 것 같다. 또 추궁한다 이런 부분들도 결국은 살인이라는 결심을 하게 된 감정적 동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취재진은 취재 중 강 씨의 변호사에게서 강 씨가 마약 관련 혐의를 인정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또한 그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으로 송환되기 싫어한다는 것. 그리고 그는 비쿠탄 수용소로 다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에 전문가는 그의 행동에 대해 "누구보다 분명하게 본인 스스로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필리핀 교도소에 남겠다는 선택을 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라며 "심리학적으로 퇴행이라는 방어기제가 발동되고 있다. 즉 어린이 같은 초기 청소년기 같은. 지금 당장 맞닥뜨려야 할 가까운 사람들의 비난의 눈초리 그걸 피하겠다는 생각으로 이것만 피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래요 라는 그런 심정이라고 지금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과 필리핀은 수용자 이송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필리핀에 강 씨가 필리핀에 장기간 수용될 경우 그의 이송을 요구할 권리가 없어 살인 혐의에 대한 조사나 재판, 처벌이 어려웠던 것.
이에 전문가는 "전체를 아우르는 아시아 폴리스를 구성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마약 범죄나 일정한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공동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특별협정을 맺어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수사 당국이 하루빨리 강 씨를 대면 조사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강력하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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