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은유’는 무엇일까?[화제의 책]
모든 창의성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은유’의 세계로 일반인들을 초대한 책이 완간돼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온 ‘은유란 무엇인가’와 4월에 독자들을 만난 ‘은유가 만드는 삶’에 이어 최근 출간된 ‘은유가 바꾸는 세상’으로 이뤄진 일명 ‘북클럽 은유’(천년의상상)다.
“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단 하나의 방법은 ‘은유’뿐”이라고 전하는 김용규와 김유림 두 저자는 “모든 예술가들이 감춰온 기발함의 기원이 바로 은유”라며 “니체와 아인슈타인이 사랑한 ‘생각 도구’ 역시 은유”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매일 별 생각 없이 쓰는 은유가 실제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고 믿는 두 저자는 “이제 여러분도 창의성의 원천인 ‘은유’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실전 훈련에 돌입해 보라”고 독자들을 이끈다.
‘은유란 무엇인가’에서 두 저자는 인간이 지닌 모든 창의성의 뿌리와 줄기가 은유적 사고라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이미 성공을 거둔 은유적 표현들 안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은유적 사고 패턴을 찾아내 소개한다. 그것을 익히고 훈련하면 지금까지 천재들만이 가진 것으로 생각해 온 창의력도 누구나 기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그러는 가운데 ‘학습은 어떻게 일어나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신경과학의 최근 연구를 공유하고, 그것에 근거한 은유적 사고 훈련법인 ‘따라-하기’ ‘분석-하기’ ‘실습-하기’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은유가 만드는 삶’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은유적 사고법을 실제로 익히고 훈련해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차례로 소개한다. ‘은유란 무엇인가’에서 익힌 은유 도식에 따라 독자가 스스로 은유적 표현들을 분석하고 또 창작하는 작업을 실습하게 한다.
예를 들어 탁월한 시와 잘 알려진 노랫말을 은유 패턴에 맞춰 분석해 가며 익힌 다음에 스스로 시와 노랫말을 만들어 보는 훈련을 독자와 함께 시도한다. 아이를 위해 동시와 동요도 똑같은 방식으로 분석하고 또 창작하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아울러 각종 광고 안에 들어 있는 은유적 사고와 표현들을 같은 방식으로 분석하고 도식화하는 훈련도 곁들인다. 그뿐 아니라 예술 각 분야에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들과 그것에 영향을 끼친 시대정신 내지 문예사조를 몇 가지 골라 그 안에 들어 있는 은유적 사고를 추적해 분석하는 흥미진진한 훈련도 함께 한다.
‘은유가 바꾸는 세상’에서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각 분야에 속하는 대표적 학자들의 이론 안에 들어 있는 은유적 사고와 표현들을 찾아 은유 도식에 맞춰 함께 분석한다. 또한 세상을 만들고 바꾸어 가는 일에 가장 적극적이고 직접 영향을 끼치는 정치적 은유들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살펴본다. 그럼으로써 은유가 세상을 어떻게 구성하며,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조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하루아침에 독자들을 다빈치, 셰익스피어,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않는다. 저자들은 다만 이 책을 따라 은유적 사고를 익히면 각자가 일하거나 학습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뭔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도 커질 것이라고 귀띔한다.
‘북클럽 은유’ 3부작은 한마디로 독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창의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자신의 주장과 이론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인재가 되게 하려는 목적으로 쓰였다. 은유적 사고를 통해 독자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세상이 따뜻하게 바뀌어 가기를 바라는 두 저자의 소망도 담겼다.
한편 저자 김용규는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튀빙겐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깊이 있는 성찰에 생동감 있는 일상적 문체가 어우러진 다양한 대중 철학서와 인문 교양서를 집필했고, ‘지식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또 김유림은 미네소타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심리학을 부전공했다. 문학작품과 노랫말 그리고 공연 대사나 뮤지컬 넘버에 담긴 수사학적 기법을 연구하고 탐색하는 것을 좋아한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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