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2위가 윔블던 품었다...본드로우쇼바 “테니스는 미쳤다”
가장 낮은 순위로 윔블던 최고 자리 오른 진기록
테니스는 정말 아무도 모른다. 여자 테니스 세계 42위가 테니스 새 역사를 품었다.
체코의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24·42위)가 15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에서 온스 자베르(29·튀니지·6위)를 1시간 20분 만에 세트스코어 2대0(6-4 6-4)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자베르가 앞섰지만, ‘기세’는 본드로우쇼바의 몫이었다. 이날 전까지 두 선수의 통산 상대 전적은 3승3패로 팽팽했지만, 올해 들어 본드로우쇼바는 자베르를 상대로 2연승 중이었다.
본드로우쇼바는 윔블던 결승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1세트에서 본드로우쇼바는 한때 게임 스코어 2-4로 끌려갔지만, 내리 4게임을 가져오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자베르를 흔들었다.
2세트에서도 본드로우쇼바는 1-3으로 뒤졌다. 그러나 결국 4-4 동점을 만들더니 2게임을 연속적으로 잡아내며 끝내 웃었다. 본드로우쇼바는 마지막 공격을 네트 앞 발리로 마무리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잔디 코트 위에 드러누웠다.
이날 본드로우쇼바는 서브에이스(0-1), 더블 폴트(4-0)와 공격 성공 횟수인 위너(10-25) 등 공격 수치 전반에선 자베르에게 뒤졌지만, 범실(13-31)을 훨씬 적게 저지르는 등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부를 결정 지었다.
2019년 프랑스오픈(준우승) 이후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했던 본드로우쇼바는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날 윔블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맛봤다.
나아가 그는 여자 프로테니스(WTA) 랭킹 시스템이 도입된 1975년 이래 가장 낮은 순위로 윔블던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이전까지 가장 낮은 세계 순위로 우승한 기록은 2007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당시 그는 31위였다.
지난해 윔블던(준우승)과 US오픈(준우승)에서 아쉬움을 삼킨 뒤 올해 윔블던 결승에서 아랍권 국가 출신 선수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우승에 도전한 자베르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자베르는 “이 패배는 내 커리어 사상 가장 쓰라린 패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수많은 부상을 이겨낸 본드로우쇼바를 축하한다. 다시 돌아와 언젠가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년 전만 해도 왼쪽 손목 수술로 인해 윔블던에 나서지도 못했던 본드로우쇼바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테니스는 정말 미쳤다(crazy). 오늘은 맥주 한 잔을 해야 할 것 같을 정도로 흥분된다”고 기뻐했다. 이어 “온스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준다. 그가 조만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위로를 건넸다.
또 공교롭게도 16일은 본드로우쇼바의 결혼식 1주년이 되는 날. 뜻깊은 날 전날에 윔블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그의 경기를 보기 위해 남편인 스테판 시메크(26·체코)도 코트를 찾았다. 본드로우쇼바는 “내일이 우리의 결혼식 1주년인데, 정말 놀랍다”며 “너무 지쳤지만,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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