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맛비…오래, 엄청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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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폭우성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벼와 논콩, 시설멜론·수박 등 농작물 침수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복숭아·자두 등 과수농가는 수확 적기를 놓칠까 발을 동동 구르는가 하면 탄저병·노린재 같은 병충해가 늘어 애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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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병·노린재 등 병충해 발생
수확 앞둔 복숭아농가 발동동
물빠짐 취약 논콩농사도 비상
전국 곳곳에 폭우성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벼와 논콩, 시설멜론·수박 등 농작물 침수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복숭아·자두 등 과수농가는 수확 적기를 놓칠까 발을 동동 구르는가 하면 탄저병·노린재 같은 병충해가 늘어 애를 태우고 있다.
무엇보다 출하를 목전에 둔 복숭아농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복숭아 주산지인 세종시 농가들은 예년보다 빠른 7월초부터 조생종 수확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확 개시 직후부터 10일가량 계속 비가 내려 탄저병과 핵할 현상이 발생해 낙과가 크게 늘었다. 농가들은 수확량이 평년과 견줘 30%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강정기 조치원농협 복숭아공선출하회장은 “수확 초기에는 날씨가 괜찮았는데, 장맛비가 여러날 계속 내리면서 병 발생이 심해졌고 수확작업도 모두 중단한 상태”라며 “복숭아는 착색이 시작되고선 15일 정도 이내에 수확을 끝내야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비가 내린다고 해 허송세월만 보내야 할 판”이라고 탄식했다.
긴 장마가 소비부진과 복숭아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예년에 4㎏에 2만5000원가량이던 복숭아 경락값은 최근 1만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원동오 조치원농협 경제상무는 “장마로 수확을 못해 공급량이 줄었는데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장마 탓에 맛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구매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 복숭아농가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1만3223㎡(4000평) 규모로 농사짓는 이포훈씨(66·경기 이천시 부발읍)는 “20일을 전후해 조생종인 ‘그레이트’ 품종을 수확해야 하는데 비가 계속 내려 잠도 안 올 지경”이라며 “‘그레이트’는 털이 있는 유모계여서 수확을 미루면 물러지거나 낙과가 생겨 비가 오더라도 수확하긴 해야겠는데 당도가 떨어질 수 있어 그야말로 사면초가”라고 고개를 떨궜다.
충북 괴산에서 3만㎡(9000평) 규모로 복숭아농사를 짓는 이용희씨(53·불정면)는 “올봄 저온피해로 약해진 복숭아가 최근 며칠 새 세차게 내린 비로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다”며 “겨우 수확한 복숭아는 가격이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해 경영비도 건지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장마철을 틈타 병해충도 기승이다. 2만3140㎡(7000평)에서 자두를 재배하는 최병관씨(61·경북 의성군 봉양면)는 “봄철 서리로 인한 저온피해에다 장마 탓에 노린재 같은 병충해가 심해져 건질 과일이 거의 없다”며 “폭우가 쏟아져 방제작업도 못하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 빠짐이 취약한 논콩 농가도 시름에 잠겼다. 전북 김제에서 5㏊ 콩농사를 짓는 조경희씨(55·봉남면)는 “올해 유난히 장마가 길고, 강수량도 많아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3일만이라도 휴지기가 있으면 좋을 텐데 논에 물이 마를 틈이 없으니 콩 뿌리가 성할 수가 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 기준 농작물 피해는 245.2ha(침수 223.6ha, 낙과 21.6ha), 농경지 매몰은 0.3ha로 집계됐다. ▶관련기사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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