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이동건이 보여줄 악역의 서막 [TF인터뷰]
넷플릭스 글로벌 1위 작품 속 빌런 진태전으로 활약…4년 만에 제대로 복귀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4년이라는 공백이 생겼고, 작품은 갑자기 '복귀작'이 됐다. 반대로 의도한 것도 있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누구에게든 정말 못된 악역으로 여겨지길 바랐다. 배우 이동건의 의도는 완벽하게 이뤄졌다. 더 나아가 '앞으로 이동건이 보여줄 여러 악역의 서막'을 알린 '셀러브리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극본 김이영, 연출 김철규)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서아리(박규영 분)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이동건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법무법인 태강의 오너이자 윤시현(이청아 분)의 남편인 변호사 진태전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동건이 <더팩트>와 만난 당일, '셀러브리티'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이에 이동건은 "인터뷰에 와서 알게 됐다"며 "사실 글로벌 1위라는 게 어떤 수치이고 의미인지 아직 가늠이 되지 않는다. 다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재밌게 본 것 같아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며칠 전 준경 역의 강민혁과 통화를 했어요. 작품이 글로벌 순위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때라 민혁이는 많은 연락과 칭찬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신기했죠. 왜냐하면 전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제 주변엔 99%가 아저씨다 보니 '셀러브리티'를 아직 안 봤거나, 보더라도 앞에 조금만 봤다고 하는 지인들이 대부분이에요.(웃음)"
이동건에게도 '셀러브리티'는 낯선 소재였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흥미진진한 부분도 많았다. 평소 SNS에 문외한이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하나둘 배우기도 했다. 생소한 단어가 있을 때면 포털 사이트에 검색도 해가며 알아갔단다.
이동건은 SNS와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진태전 역만큼은 오히려 자신이 있었단다. 극 중 진태전 역시 여러 셀럽들 사이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긴 하지만 정작 SNS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이동건으로서는 진태전을 연기하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다는 것.
여기에 절대적인 악역으로 등장하는 진태전은 이동건의 도전 욕구를 자극했다. 그는 "대본을 보는데 태전이 정말 재밌는 친구더라. 내가 만약 태전을 하게 된다면 이 판을 흔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호기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캐릭터의 매력도 있었지만 이동건이 '셀러브리티'에 참여한 계기는 김 감독의 영향이 컸다. 이동건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젊다' '세렸됐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태전이라면 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내가 아무리 이 소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더라도 감독님이 잘 만들어 줄 거라는 신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셀러브리티'는 이동건의 복귀작이 됐다. 2019년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레버리지: 사기조작단' 이후 4년 만에 선보이게 작품이었다. 이에 이동건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고 머쓱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사실 시작할 때는 복귀작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한 작품은 아니다. 촬영 당시에는 제 사이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시기였고, 촬영을 잘 끝내고 쉬게 됐고, 그래서 복귀작이라는 표현이 나오게 됐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뉘앙스의 작품은 아니었다. '열심히 활동해야지'라고 생각하던 때였는데 그 뒤에 잘 안 풀리면서 오랫동안 공백이 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복귀작이라는 명칭이 붙더라"고 설명했다.
이동건도 계획한 공백기는 아니었지만, 그 시간은 그가 배우로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이동건은 "연기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 당연한 게 당연한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받는 대본 하나하나 소중해지더라.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아무것도 아닌 게 소중하고 행복함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동건은 '셀러브리티'가 전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었던 이유로 '공감가는 소재'와 '높은 완성도'를 꼽았다. 그리고 여기에 '박규영의 매력'을 마지막 포인트로 추가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완성본을 보니까 박규영이 연기한 톤이 너무 좋더라. 굉장히 좋은 배우고 작품을 이끌어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규영 배우만의 흡입력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작품이 1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셀러브리티'는 이동건의 두 번째 악역 도전이었다. '7일의 왕비'에서 처음으로 악역을 시도했던 그는 카타르시스를 크게 느꼈다. 여기에 '셀러브리티'까지 더해지니 악역도 잘하는 이동건이 된 셈이다. 이에 이동건은 더 먼 미래를 내다본다. 그는 악역을 연기함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며 앞으로도 악역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바람을 내비쳤다.
"진태전은 '셀러브리티'에서 제일 나쁜 놈이에요. 어떻게 저렇게까지 하지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게 충분히 전달이 안 되면 극의 텐션을 많이 떨어뜨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 사람 진짜 나쁜 놈이야'라는 반응은 절 짜릿하게 해요. 저로서는 제 의도가 성공한 셈이죠. 덕분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동건은 '셀러브리티'를 '앞으로 이동건이 보여줄 여러 악역들 중 서막'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작품 선택에 있어 더 책임감이 생겼다는 이동건이기에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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