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사망·실종 50명 육박…오송 지하차도 차량 15대 침수(종합2보)

최재훈 2023. 7. 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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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서만 17명 숨지고 9명 실종…대부분 산사태로 토사에 매몰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로 1명 사망·11명 실종신고…구조작업 난항
농작물·시설 피해도 막대…"남부지방 내일 '극한 호우' 주의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15일 사흘째 이어진 집중 호우로 충청과 경북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잠정 집계한 호우 인명피해 사망자는 22명이다.

물에 잠긴 공산성 만하루 (서울=연합뉴스) 15일 폭우가 쏟아진 충남 공주시 공산성 내 만하루가 물에 잠겨 있다. 2023.7.15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지역별로는 경북 16명, 충남 4명, 세종 1명, 충북 1명이다.

더구나 저녁에 경북지역에서 사망자 1명이 추가 발견돼 사망자는 23명으로 늘어났다.

또 토사에 매몰되거나 급류에 휩쓸리면서 14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 오송에선 도로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는데,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이날 저녁 10시까지 11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9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다.

이곳으로 물이 유입되는 제방 복구가 늦어지거나 비가 더 내릴 경우 수색 작업이 미뤄질 수 있어 인명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오송 지하차도 실종신고를 합치면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50명에 육박한다.

주택가로 쏟아져 내린 토사 (음성=연합뉴스) 사흘째 이어진 폭우로 15일 충북 음성군 원남면 문암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가까지 들이닥쳤다. 2023.7.15 [음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사태로 주택 매몰되고 지하차도 침수되고…인명피해 급증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도내 인명 피해는 오후 9시 기준으로 사망 17명, 실종 9명이다.

인명 피해 상당수는 산비탈 토사가 집으로 밀려들어 주택이 매몰되면서 발생했다.

지역별 사망자는 예천 7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이다.

앞서 영주시 풍기읍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사망한 남녀는 60대와 20대인 부녀지간으로 파악됐다.

실종은 모두 예천에서 발생했다.

충남에서도 산사태 매몰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4시 53분경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 한 야산 비탈면에서 쏟아진 토사가 인근 주택 앞을 덮쳐 70대 주민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숨졌다.

뒤이어 오전 7시께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서도 폭우에 유실된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치며 60대 여성이 사망했다.

청주 지하차도 침수 사고 수색작업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폭우가 쏟아진 15일 1명이 사망하고 차량 10여대가 침수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 앞에서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3.7.15 k w@yna.co.kr

오전 8시 40분쯤에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 물이 차면서 30대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이 지하차도에는 차량 15대가 침수된 상태며, 11명이 실종 신고됐다.

소방당국 등이 지하차도의 물을 퍼내는 양수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곳으로 물이 계속 유입되는 미호강의 제방을 복구하는 데만 최소 1∼2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인명피해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이날 오후 충북 괴산군 문광면의 한 주택 인근 하수구에서는 부자로 추정되는 2명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전국의 긴급 대피 인원은 경북과 충남북 등 13개 시도 71개 시군구에서 2천715가구 4천763명에 달한다.

주민들 구조작업 벌이는 13특수임무여단 대원들 (서울=연합뉴스) 특전사 13특수임무여단의 재난신속대응부대 장병들이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일대에서 폭우로 인해 고립된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색ㆍ구조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23.7.15 [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충북 괴산댐 넘쳐 긴급 대피령…KTX, 내일까지 일반열차 운행 중지

충북에서는 괴산댐이 넘치면서 충주시 6개 읍면동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충주시는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봉방동, 칠금동, 달천동, 살미면, 중앙탑면, 대소원면 등 범람이 우려되는 달천 주변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들은 대부분 학교 강당과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했다.

달천은 괴산댐의 방류량이 늘어나면서 하천 변 저지대 곳곳이 물에 잠겼다.

달천에 접한 대소원면 문주리 수주팔봉마을의 양방향 도로가 침수되고, 단월동의 단월교도 침수 우려로 통행이 통제됐다.

충남 공주시 옥룡동 일대도 침수돼 주민들이 임시 대피소로 긴급 대피했다.

공주대 옥룡캠퍼스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는 요양원 입소자와 직원 71명, 옥룡동 주민 121명이 머무르고 있었다.

거센 비에 기찻길도 막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폭우가 지속함에 따라 안전 확보를 위해 오는 16일도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 등 모든 일반열차의 운행을 중지한다.

코레일은 앞서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모든 일반열차와 중앙선·중부내륙선을 운행하는 고속열차(KTX-이음)의 운행을 멈췄다.

전날 신탄진∼매포 구간 회송열차 궤도이탈 사고가 복구되고 집중호우가 해소될 때까지 수원을 경유하는 KTX 열차 운행은 12회 모두 중지하고, 서대전 경유 KTX 25회 가운데 21회를 중지했다.

부여 국민체육센터에 대피한 이재민들 (부여=연합뉴스) 사흘간 쏟아진 폭우로 주택이 침수된 충남 부여군 규암면 주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텐트)가 15일 저녁 부여 국민체육센터에 설치되고 있다. 부여군은 가족의 프라이버시 존중을 위해 1가구당 1텐트를 배정했다. 부여에서는 현재까지 13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23.7.15 [부여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w21@yna.co.kr

농작물·시설 피해 심각…내일 전남·경남 '극한 호우' 예상

농작물과 시설물 피해 규모도 크다.

벼, 콩 등 농작물은 총 9천309.5㏊가 물에 잠겼다.

사유 시설 피해는 주택 침수 22동, 주택 전·반파 1동, 옹벽 파손 등 기타 39건을 비롯해 총 71건 발생했다.

공공시설은 총 31건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중 토사유출이 10건, 도로 사면 유실 6건, 하천제방 유실 2건 등이다.

행정안전부는 세종, 충남 청양·논산, 충북 충주, 경북 예천·문경·봉화·영주, 전북 전주 지역에 현장상황관리관 6개 반을 급파했다.

현장상황관리관은 시·군·구에 비탈면 붕괴 점검·대피 지원단이 구성됐는지 점검하고, 붕괴 우려가 큰 지역에 대해서는 주민에 대한 신속한 대피가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피해가 집중된 경북 예천군에는 중앙119구조본부 전 대원과 육군 50사단·공군 16 전투비행단 소속 장병들이 동원됐다.

오는 16일 남부지방에 비구름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발달하면서 호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전남과 경남, 경북 남부에 오전까지 시간당 50∼80㎜씩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재훈, 권정상, 김형우, 나보배, 계승현, 김윤구, 이재영, 김형우, 정윤덕, 이주형, 김준호, 김선형, 손대성, 박세진, 이승형,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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