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간 김건희 여사, “피난민 어린이 그림 한국 전시” 제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김건희 여사는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만나고 아동권리보호센터를 방문하는 등 별도 일정을 소화했다.
김 여사는 이날 젤렌스카 여사와 만나 젤렌스카 여사의 헌신과 용기 있는 행보를 응원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여사는 “한국도 전쟁의 참상을 겪었지만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한국의 노하우와 한국인의 강한 근성이 우크라이나의 빠른 도시 재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건 지원 의지를 밝혔다.
김 여사와 젤렌스카 여사의 만남은 3일 만이다. 두 영부인은 지난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 시내의 ‘우크라이나 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공식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지난 5월 젤렌스카 여사가 방한했을 때도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문화와 환경파괴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두고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김 여사는 이날 만남에서 우크라이나 센터 방문을 언급하며 “센터에 전시된 우크라이나 피난민 아이들의 그림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며 “아이들 개개인이 저널리스트가 되어 전쟁의 참상을 알린 셈”이라고 말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 중 피난길에 오른 자폐 아동이 그린 그림이 우크라이나에서 큰 감동을 준 사례가 있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이어 “저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많은 분들이 우크라이나를 돕고 싶어 한다”며 이 그림들을 한국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여사는 “더 많은 분들이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저처럼 감동을 받고, 우크라이나를 위해 자발적으로 기부를 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재건이 완성될 때까지 양국이 함께 전시를 진행하자”고 말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의 참상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양국이 함께 협의해 나가자고 답했다.
김 여사는 이날 젤렌스카 여사와 함께 키이우의 아동권리보호센터를 방문했다.이곳은 러시아로 납치됐다가 제3국을 통해 귀환한 380여명의 어린이들이 정신 치료를 받고 있는 곳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6일 현지 브리핑에서 “(어린이들에게) 굉장한 정신적인 고통과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있다”며 “이들은 성적 학대를 당하기도 하였고, 러시아에 잡혀 들어가서 우크라이나 정체성 지우기 교육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러시아의 군인들과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하는데 프로파간다로 활용되기도 했다”며 “중대한 국제 인권 탄압이자 아동 인권 학대, 강제 이주의 사유가 되어서 현재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러시아 지도자가 체포영장이 발부된 주요 사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한 어린이가 김 여사 손목에 지뢰 폭탄을 탐지하는 강아지가 놀이터에서 어린아이들을 이끌고 가는 스티커를 붙여준 일화를 전하며 “놀이터, 그리고 어린이 장난감 시설까지 러시아 부대가 퇴거하면서 지뢰를 설치해 놨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국토의 상당 부분은 물론 이런 아동, 어린이까지도 현재도 지뢰 폭발의 큰 위험을 안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는 이런 인권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질 바이든 여사는 지난해 5월에 각각 따로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3월 배우자 동반 없이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바르샤바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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