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모바일에서도 록 스피릿 살리겠습니다"
던전앤파이터는 뛰어난 액션과 도트 그래픽이 대표적 특징이지만, 시원시원한 기타 사운드와 짜릿한 비트의 음악 맛집이기도 하다. 기자 또한 소싯적 용암굴에서 "정정당당하게 하자"를 외치는 타이탄과 정정당당하지 못한 시간을 보냈으며, 무삼바니 카드 얻겠다고 죽어라 열킹 뺑뺑이를 돌기도 했다.
15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홀에서 개최된 던파 모바일 아케이드 2023은 2000여 명의 모험가를 맞이해 다양한 현장 이벤트와 무대를 준비했다. 현장 퀴즈, 코스프레 포토 타임, 여름 시즌 업데이트 쇼케이스 등 숨 쉴 시간도 없이 다채로운 무대 행사가 진행됐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밴드 공연이었다. 관심 없이 지나가더라도 근본 브금을 들으면 걸음을 멈추게 되기 마련이다. 갑자기 분위기 결투장 만드는 섈로우 킵 BGM이 들리기 시작하면 버스터 레디, 백어택, 에어리얼 등의 환청을 듣고 홀린 듯 자리에 착석하게 됐다.
밴드 공연은 섈로우 킵, 그란플로리스 메들리, 체이싱 더 문라이트 등 '근본 음악'으로 구성됐다. 후반에는 다즈비와 라온이 무대에 올라 모바일 버전으로 편곡된 여 프리스트와 여 귀검사의 테마곡을 부르기도 했다.
던파 모바일 아케이드 행사장을 뜨겁게 달군 뮤지션스클럽 영아티스트 밴드와 정영걸 네오플 멀티미디어 총괄 실장과 함께 공연, 그리고 던파 모바일 음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 뮤지션스클럽 영아티스트 밴드와 정영걸 네오플 실장
Q. 던파 모바일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쓴 것은?
[정영걸 실장] 던파 모바일 음악은 기존 곡에서 리마스터를 거친 사례도 있고 새로 제작한 경우도 있다. 던파 모바일도 기본은 던파라서 원작 감성과 오리지널리티를 가장 중시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PC 던파의 경우 점차 사용하는 악기 종류가 다양해지고, 곡 자체 규모가 커지고 웅장해지는 경향이 있다. 던파 모바일은 예전 던파 음악 스타일을 추구한다. 신규로 작업하는 곡들은 그래서 밴드 사운드나 락 음악 중심이다.
그렇다고 전부 락 음악으로 만들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레이드는 레이드만의 위상이 있으니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악기와 소리를 활용해 PC 던파 사운드와 비슷한 웅장한 느낌으로 제작하고 있다. 던전 음악에서는 최대한 기존 던파 음악의 매력을 살리고자 한다.
Q. PC 던파 음악과의 차별점을 꼽는다면?
[정 실장] 작년 PC 던파 만렙 확장 당시 음악들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존 락 스타일 음악도 있지만 하이브리드 풍의 음악이 많아졌다.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거나 장르 융합 등 여러 색다른 시도를 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비슷한데, 던파 모바일의 음악은 원작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작하고 있다. 그렇다고 올드한 사운드는 아니다. 그 시절 던파의 그 느낌을 살려 요즘 시대에 맞도록 트렌디하게 재창조했다.
Q. 이번 무대 선곡은 어떻게 결정됐는가?
[정 실장] 던파 모바일 아케이드 공연을 한다고 했을 때 옥성태 디렉터가 단 하나 요청한 사항이 있다. "신났으면 좋겠다"였다. 저도 물론 공연은 즐겁고 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느린 곡보다는 빠른 곡 위주로 준비했다.
두 번째로 고려한 것은 '익숙함'이었다. 총 7곡의 연주를 준비했는데, 5곡은 PC 던파와 공유하는 곡이다. 아마 들어보시면 많이 익숙할 것이다. 보컬 2곡은 모바일 용으로 편곡한 곡으로 준비했다.
Q. 밴드 분들은 PC 던파나 던파 모바일 플레이 경험이 있나?
[정 실장] 첫 번째 합주하고 저녁을 먹는데 게임 얘기가 나왔다. 다들 메이플스토리와 던파 플레이 경험이 한 번쯤은 있더라.
[밴드] 아무래도 남자에게 던파란 한 번 정도는 플레이해본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하면 여러 가지가 연상되는데, 온라인 게임하면 던파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밴드 멤버들도 던파 모바일 플레이 경험이 있다. 게임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어렸을 때 PC 던파를 즐겼던 추억 때문에 찍먹 정도는 해본 것 같다. 한 멤버는 귀검사와 마법사 45레벨 육성 후 잠시 쉬고 있다 이번 연주를 계기로 복귀했다. 사전 등록도 해 놨다. 던파 모바일 아케이드에서 뿌리는 재화가 많아 참 좋다고 하더라.
Q. 공연이 굉장히 좋았다. 이전에도 게임 음악 공연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밴드] 게임 음악을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렸을 때 PC 던파를 플레이하며 게임 음악인데도 락 사운드 퀄리티가 정말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기회에 공연하게 돼서 참 좋았다. 곡도 좋고, 공연하는 재미도 있었다.
Q. 공연 무대에 밴드를 초청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정 실장] 던파 음악은 근본이 락 밴드 사운드다. 제가 선호하는 장르기도 하지만, 던파 음악을 표현할 때 가장 좋은 구성이라 본다. 만약 공연을 하게 되면 꼭 밴드 공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던파나 던파 모바일 관련으로 공연을 진행하게 된다면 밴드는 기본 요소가 될 것 같다. 물론 밴드 사운드 기반으로 다양한 악기 바리에이션이 추가되거나 아예 밴드 사운드가 빠질 수도 있지만, 일단 기본은 그렇다는 소리다.
Q. 연주할 때 가장 까다롭거나 힘들었던 곡은?
[밴드] 악기 별로 좀 다른데, 드럼 입장에서는 체이싱 더 문라이트가 가장 어려웠다. 템포가 굉장히 빨라서 지구력이 필요한 곡이다. 싱코페이션이라는 음악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 어려운만큼 가장 재밌었다.
체이싱 더 문라이트가 지구력이 많이 필요하다, 힘들다는 건 저쪽 사정이다. 기타는 즐겁게 플레이했다. 전혀 까다롭거나 힘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섈로우 킵을 꼽고 싶다. 연주할 때도 어렸을 때 섈로우 킵에서 주구장창 구울과 스컬스로워를 때려잡았던 추억이 떠올라서 재밌었다. 특별히 어렵거나 까다로운 곡은 없었다. 연습하면 다 할 수 있다. 노력 문제다.
난도의 문제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악보에 당김음이라든가 포인트적으로 체크할 만한 사항이 많았다. 디테일하고 잘 만드신 곡이다 보니 원작자가 의도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벌스 크로스마다 당금음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 디테일 요소에서 주의가 필요했다.
Q. 연습 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밴드] 드럼이 너무 힘들어해서 한 번 하고 쉬고를 반복해야 한다. 세 시간, 세 번 정도를 집중해서 돌리는데 지구력 싸움이다. 이 친구처럼 잘 치는 드러머가 아니라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가지 특이한 에피소드가 있다. 저희가 합주할 때마다 비가 많이 왔다. 리허설 때도 쏟아졌는데 공연 당일인 오늘도 비가 오고 있다. 오늘까지 올 줄은 몰랐다. 멤버 중에 비를 부르는 사람이 있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다.
Q. 던파 음악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앞으로의 계획과 팬들에게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린다.
[정 실장] 저희는 이번 공연을 위해서 결성된 밴드다. 첫 연습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가며 팀장님들께 연락을 했다. 이번 공연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이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만큼 공연 연습도 즐거웠고 실력도 정말 출중했다. 초면인데도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같이 연습하며 호흡을 맞추니 친근감이 생겨서, 이 친구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실 던파 음악과 던파 모바일 음악을 구분짓지는 않는다. 그냥 '던파 음악'이다. 던파 음악은 앞으로 다양한 시도와 그 결과물을 보여드릴 것이다. 저희 게임과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에게 더 귀가 즐거운 다양한 음악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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