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최악 하루되나…괴산 부자 시신 발견, 오송 지하차도 11명 실종 접수
충북 괴산 가축사육 농민 부자 시신으로 발견
오송 궁평지하차도 오후 10시 현재 실종자 11명 접수
배수작업 중이나 하천수·빗물 계속 유입돼
수색은 16일 새벽에나 가능할 듯
15일 중부권과 경북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가축을 돌보고자 사투를 벌인 농민들의 피해가 적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엔 물을 빼내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 실종 인원이 11명일 것이라는 추정만 나오고 있다. ‘에어포켓’ 등 피신할 공간이 거의 없어 보이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오후 6시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모두 36명이었다. 사망자 22명 실종자 14명 등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농협과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충북 괴산에서 폭우에 휩쓸린 60대 아버지와 그를 구하려던 30대 아들이 모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다.
이날 오후 5시 56분께 괴산군 문광면 광덕리의 한 주택 인근 수로에서 60대 남성 A씨와 그의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이웃집 부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자택 주변을 수색 중에 숨진 부자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택 인근에서 염소를 키우는 A씨는 출산이 임박한 가축을 확인하러 외출했다가 폭우에 휩쓸려 수로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를 발견한 A씨의 아들은 아버지를 구하려고 나섰다가 자신도 수로에 빠져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괴산에는 하루에만 203㎜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서 발생한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오후 10시 현재에도 정확한 사망·실종자 규모가 파악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소방당국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이날 밤 10시까지 11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9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다. 이날 사고는 인근 미호강의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하천의 물이 지하차도로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면서 발생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미호강 주변의 둑이 일시에 붕괴하면서 갑자기 물이 유입돼 순식간에 지하차도가 잠기는 바람에 차량과 운전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초 차량 19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버스 1대, 트럭 2대, 승용차 12대 등 총 15대가 지하차도에 갇힌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까지 11명이 실종신고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차량의 정확한 탑승 인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지하차도에는 '에어포켓' 등 피신할 공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지하차도의 배수작업에 나섰으나 하천의 물과 빗물이 계속 유입돼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색작업이 진전되지 못했다. 지하차도 내부가 흙탕물로 뒤덮여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탓에 잠수부도 투입하지 못했다.
사고 현장의 본격적인 수색작업은 기상 악화 여부에 따라 16일 새벽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충북도가 15일 오후 공개한 사고 당시 지하차도 CCTV영상을 보면 당시 상황이 무척 급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6만t에 달하는 강물이 터널을 덮치듯 쏟아져 내리면서 피해 차량들이 대피할 겨를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에선 범람한 미호강 흙탕물이 오른편에서 폭포수처럼 지하차도 입구를 덮치고 있었다.
사흘간 계속된 폭우에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다량의 강물이 도로로 유입됐고, 지하차도가 마치 우수저류조처럼 강물을 빨아들인 셈이다.
사고가 난 지하차도의 전체 길이는 685m이고, 이중 터널 구간은 430m이다. 충북도는 터널 구간이 짧은 시간에 완전히 침수됐고, 그 물은 6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해당 지하차도를 급히 찾아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환경부 본부와 지방환경청은 물론 한국수자원공사 등 산하기관까지 전 기관의 전 인력을 동원해 수해 대응·예방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한 장관은 "각 기관은 위험지역이면 소관을 따지지 말고 철저히 점검하라"라면서 인력이 취약현장에 상주하면서 피해를 예방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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