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댄스삼매경→뷰타니 변신' 올스타전 만끽한 뷰캐넌 "이도류? 기회만 된다면" [인터뷰]

김영록 2023. 7. 1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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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올스타전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드림 올스타 뷰캐넌.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7.15/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베스트 퍼포먼스상도, MVP도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올스타전의 흥에 흠뻑 취했다.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 부산 야구팬들의 열기가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전날부터 시시때때로 비가 쏟아진 악천후에도 일찌감치 2만 2990석이 가득 찼다.

올스타전 경기는 나눔올스타가 드림올스타에 8대4로 승리했고, MVP는 만루포 포함 5타점을 쏟아낸 채은성(한화 이글스)이 차지했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업고 블랙핑크 제니의 '솔로(SOLO)' 춤을 선보인 신인 김민석(롯데 자이언츠)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날 올스타전을 가장 즐긴 선수는 단연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였다. 평소에도 흥부자로 이름난 그지만, 10개 구단 야구팬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은 더욱 특별했다.

뷰캐넌은 올스타전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 무려 119구를 뿌리며 완투승을 따냈다. 때문에 이날 등판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2023 KBO리그 올스타전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드림 올스타 뷰캐넌이 준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7.15/

대신 뷰캐넌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흥을 돋우는 치어리더 역할을 자처했다. 영화 '탑건'마냥 비행복 차림으로 주루코치를 보는가 하면, '카우보이' 차림으로 나선 오스틴(LG 트윈스)와 함께 춤을 추는 등 찰떡 케미도 뽐냈다. 관중들과 함께 하는 '댄스삼매경' 시간에도 화려한 턴과 다리찢기까지 곁들인 춤실력을 과시했다.

8회에는 팀동료 김현준 대신 우익수로 출전, LG 오지환의 뜬공 타구를 잡아냈다. 9회에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마냥 배트를 잡고 타석에 들어섰다.

야심만만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타격 기회를 잡지 못할 뻔했다. 뷰캐넌은 2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민석의 다음 타자로 준비중이었다. 하지만 나눔 마무리로 나선 고우석은 김민석을 고의4구로 보낸 뒤 뷰캐넌과 맞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뷰캐넌은 리그 최강의 마무리투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렸다. 팀동료 강민호를 비롯한 양팀 선수들을 경악케 한 시원한 스윙이었다.

2023 KBO리그 올스타전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1,3루 드림 올스타 뷰캐넌이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안타를 날리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7.15/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뷰캐넌은 '아쉽지 않나'라는 질문에 "오늘 5타점을 올리지 않았나. MVP는 당연히 채은성"이라고 답했다. 이어 "난 오늘의 분위기를 즐겼을 뿐이다. 춤도 췄고, 좋은 수비도 보여드렸고, 아주 멋있는 안타도 쳤다. 좋은 하루"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퍼포먼스상을 받았다면 좋았겠지만, 애초에 그런 욕심을 갖고 참석한 자리가 아니다. 오늘 팬들과 소통도 많이 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첫 안타)기념구도 선물로 받았다. 좋은 추억이 생겼다."

화려한 춤 실력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춤추는 걸 좋아한다. 오늘은 팬들과 함께라서 더 좋았다"라며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

2023 KBO리그 올스타전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오스틴과 뷰캐넌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7.15/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대한민국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의장대의 공연이 있었다. '탑건' 의상을 차려입은 뷰캐넌은 절도 있는 박수로 화답했고, 육군 의장대로 현역 복무했던 채은성은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며 배트로 총검술 시범을 보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의장대 시범이 끝난 뒤, 사직구장 전광판에는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7월 전쟁영웅 지정을 알리는 자신이 등장했다.

뷰캐넌은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해군에서 복무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다. 한국전쟁 참전 여부는 잘 모른다"면서 "이번 이벤트에 대해 따로 들은 건 없었다. 야구의 신께서 내가 좋은 행사에 때마침 잘 맞춰서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 같아 뜻깊은 하루"라고 덧붙였다.

2023 KBO리그 올스타전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1,3루 드림 올스타 뷰캐넌이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7.15/

뷰캐넌이 타자로 나선 건 공식석상 기준으로는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절 이후 처음이다. 뷰캐넌의 NPB 통산 타격 성적은 타율 1할3리(117타수 12안타)다. 타율은 낮지만, 12개의 안타 중 2루타 3개, 3루타 1개가 있을만큼 한방이 있다.

이에 대해 뷰캐넌은 "올시즌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우리끼리 장난삼아 홈런 레이스를 한게 마지막이다. 고우석이 100% 실력을 발휘한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웃었다.

후반기 정식 경기에서도 배트를 잡은 뷰캐넌을 볼수 있을까. 뷰캐넌은 '오타니'라는 말을 듣자마자 빵 터졌다.

"오타니와 내 이름을 함께 거론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기회가 된다면 정규시즌에도 스윙 한번 돌려보고 싶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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