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충청·남부 집중호우 지속...최대 250mm 더 온다
[앵커]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늘 밤에도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미 많은 비가 내렸는데, 내일까지 250mm 이상의 폭우가 더 올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번에는 취재기자와 함께 장맛비 상황과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밤사이 충청과 전북, 경북에 물 폭탄을 쏟아부은 장마전선이 오늘도 충청권에 머물고 있는 거죠?
[기자]
네, 현재 비구름의 위치를 볼 수 있는 레이더 영상 먼저 보실까요?
지금은 전남 남해안 지역, 그리고 비구름이 남동쪽으로 올라가면서 경남과 경북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요.
곳곳에 보이는 이 붉은색의 비구름이 시간당 20mm 이상의 비를 뿌리는 강한 호우 구름입니다.
계속해서 남서쪽에서 비구름대가 들어오고 있는데요. 비구름대가 낮보다는 조금 더 기울기가 남서에서 북동쪽으로 기울어지고 얇아졌습니다.
기상청에서 앞으로의 6시간을 예측하는 초단기 예보를 보시면요.
이 강한 비구름대가 다행히 정체하지 않고, 다소 빠른 속도로 북동진하면서 빠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있겠지만, 자정 넘어서 서해 상에서 다시 들어오고 있는 이 붉은색의 비구름 보이시죠.
최근 낮보다 밤사이에 빗줄기가 굵어지는 '야행성 폭우'의 패턴이 보이고 있어 이 비구름대를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앵커]
비구름이 이동하고 있는 충청, 전북, 경북 지역에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비, 얼마나 내린 건가요?
[기자]
네, 장마전선이 북상해서 본격적으로 비가 시작된 지난 13일 이후의 누적강수량을 살펴보면요.
붉게 보이는 곳이 200mm가 넘는 비가 내린 지역입니다.
특히 충남 청양에는 사흘간 560mm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는데요.
그 밖에 전북 익산, 군산, 충남 공주 등에도 450mm가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비가 유독 야간에 집중되는 것 같은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장마전선이 밤이 되면 야행성 장마의 특성을 지니면서 더욱 발달하는데요.
장마전선을 경계를 두고 남쪽의 뜨거운 공기와 북쪽의 건조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장마전선 상에서 굉장히 강한 비구름이 만들어지거든요.
밤에는 낮 동안 뜨겁게 달궈질 때 생기는 지면 열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인데요.
즉 해가 지고 지면의 온도가 내려가면 장애물이 없어지기 때문에 대기 하층에서 빠르게 부는 바람인 '하층 제트'가 마음껏 불면서 따뜻한 장마전선에 힘을 보태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오늘 밤사이에도 전남과 경남, 경북 남부에는 시간당 50~8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예보됐습니다.
취약시간인 밤에 비가 집중되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 장마전선이 계속 충청과 전북 근처에 머무는 건가요?
[기자]
현재 우리나라 북서쪽 상층에는 저기압이 위치하고 있는데요.
대기 상층에서 반 시계 방향의 저기압성 소용돌이 순환이 정체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쪽에서 상대적으로 건조한 공기가 주기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에 남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지 못하면서 강수대가 남서에서 북동방향으로 사선의 형태를 띄면서 좀 더 폭넓은 지역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북쪽의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는 경계에서 장마전선이 활성화되면서 강한 강수대가 발달하게 되는데요.
장마전선이 충청과 호남지역에 머물면서 강약을 반복하고 있어, 이 지역에는 계속해서 강한 비가 내리는 건데요.
내일 새벽부터는 상황이 조금 바뀝니다.
우리나라 상층의 저기압이 동쪽으로 조금 이동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조금 확장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이 위치한 충청과 호남, 경북 지역에는 계속해서 강한 비가 내리겠고,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계속해서 유입되면서 오늘 밤부터는 남해안 지역에도 다시 강수대가 강화돼 많은 비가 내리겠습니다.
[앵커]
내일까지 계속 비가 내린다면 과연 비가 얼마나 내리는 건가요?
[기자]
우선 기상청은 내일까지 전남과 경남, 경북 남부에 최대 250mm의 집중호우가 더 쏟아지겠다고 예보했습니다.
충청 남부와 전북, 경북 북부에도 200mm 이상, 경기도와 강원도에 100mm 이상,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제주도에는 다른 지역보다 적은 5~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비가 많이 오면서 침수뿐 아니라 축대 붕괴와 산사태 위험도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도의 빨간 부분이 홍수 경보, 노란 부분이 홍수 주의보가 내려진 곳인데요.
이미 많은 비가 내려서 낙동강과 금강 권역의 댐 수위가 높아져 방류하면서 충청과 경북, 전북 지역의 하천 곳곳에 홍수 경보와 주의보도 발령됐습니다.
특히 토양도 이미 수분을 많이 머금은 상태인데요.
산림청이 저희 YTN에 제공한 강우량과 토양의 저류량 사이의 비율을 기준으로 산사태 위험도를 측정한 모델 자료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곳곳에 노란색과 주황색으로 색칠된 곳을 볼 수 있는데요.
주황색은 토양이 수분을 머금은 비율인 저류 비율이 80~100%, 노란색은 저류 비율이 60~80%인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입니다.
이 때문에 산림청은 충청과 호남, 영남, 강원, 경기 일부 지역에 산사태 경보와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누적된 비로 토양이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상황이라 언제든지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고 산 인근 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미리 대피소를 알아두는 등 대비하셔야겠습니다.
[앵커]
다음 주에는 그럼 장마가 수그러드는 건가요?
[기자]
이번 장맛비,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조금 더 확장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북쪽에서 내려오는 상층 기압골과 만나면서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돼 강수대가 강화되겠는데요.
충청권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고,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도 비가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의 중기예보를 보면 다음 주 수요일까지 장맛비 예보가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에는 토요일까지 비가 예보돼 있는데요.
중부까지 북상했던 장마전선이 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남하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다음 주에도 장마가 끝나지 않고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위치해 남북 진동을 반복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장맛비가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제4호 태풍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기자]
네, 제4호 태풍 '탈림'이 오늘 오후 3시에 중국 홍콩 남동쪽 약 550km 부근의 해상에서 발생했는데요.
기상청의 예측 경로를 보면, 중국 남쪽 해상으로 북상하면서 베트남 하노이 부근 육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태풍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사이에서 하층에 강한 남풍이 불면서 다음 주 우리나라에 수증기를 다량 유입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가 있어서 태풍 경로에도 주목이 필요합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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