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류' 뷰캐넌, 뉴진스→주루코치→오타니 연이은 변신... 호수비에 적시타까지 폭발, 올스타전 '숨은 주인공' [★부산]

부산=양정웅 기자 2023. 7. 1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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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서 9회 초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1루 베이스를 밟고 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오른쪽)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서 경기 도중 오스틴 딘(LG)과 걸그룹 댄스를 추고 있다.
비록 경기는 패배했지만, 데이비드 뷰캐넌(34·삼성 라이온즈)의 활약은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걸그룹이 됐다가, 외야수가 됐다가, 타자로 안타까지 쳤다.

드림 올스타(SSG, 두산, 롯데, KT, 삼성)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LG, NC, 키움, KIA, 한화)에 4-8로 패배했다. 이로써 드림은 지난해에 이어 올스타전에서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경기는 초반부터 나눔의 우세로 진행됐다. 1회 말 나눔은 채은성(한화)의 1타점 2루타와 소크라테스 브리토(KIA)의 3점 홈런으로 일찌감치 득점을 올렸다. 이어 4회 말에는 채은성이 역대 올스타전 2번째 만루홈런을 터트리면서 8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뷰캐넌은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3회 말 종료 후 그는 오스틴 딘(LG)과 함께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Hype Boy' 댄스를 추며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또한 3루 주루코치로도 나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왼쪽)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서 경기 도중 오스틴 딘(LG)과 걸그룹 댄스를 추고 있다.
경기에서는 더욱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뷰캐넌은 올스타전 이틀 전인 13일 광주 KIA전에서 9이닝 8탈삼진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당연히 올스타전 등판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뷰캐넌은 8회 말 수비에서 그라운드에 섰다. 투수가 아닌 우익수였다. 뷰캐넌이 한미일 프로야구 정규 경기에서 투수가 아닌 포지션으로 수비에 나선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투입된 바로 그 이닝에 뷰캐넌은 자신의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2사 후 오지환(LG)의 타구가 오른쪽으로 뻗어나갔다. 그러나 뷰캐넌은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결국 잡아냈다. 중계방송사인 SPOTV에 따르면 타구 속도가 시속 168.2km가 나올 정도로 빠른 타구였지만, 무리 없이 캐치해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오른쪽)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서 8회 말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9회 초 공격에서는 더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다. 드림 올스타가 1점을 따라간 후 2사 1, 3루 상황에서 뷰캐넌은 상대 마무리 고우석(LG)을 타석에서 맞이했다. 뷰캐넌은 고우석의 시속 150km 가까이 되는 패스트볼에 두 차례나 커트에 성공했고, 결국 6구째 시속 150km 직구를 통타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신고했다. 3루 주자 김상수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타구였다.

올스타전에서 투수나 야수가 포지션을 바꿔나오는 일은 가끔 보인다. 하지만 투수가 올스타전에서 안타를 터트린 건 지난 2018년 박치국(두산) 이후 5년 만에 나온 일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일본프로야구를 통틀어 통산 타율 0.113(222타수 25안타)을 기록했던 뷰캐넌이기에 안타가 더욱 놀라웠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서 9회 초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오른쪽)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서 9회 초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후 기념구를 전달하러 온 LG 오지환과 포옹하고 있다.
뷰캐넌의 안타에 동료 선수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뷰캐넌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에서 타격 경험이 있는 에릭 페디(NC)는 "이전에 메이저리그에서 내가 타격하는 걸 봤다면 알다시피 절대로 안 될 거다"며 뷰캐넌과 자신을 비교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뷰캐넌은 "타석에 들어선 건 5년 정도 된 것 같다. 일본에서 치고난 뒤로 아예 방망이를 안 잡고 있었다. 유일하게 쳤던 게 최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장난삼아 홈런레이스를 했던 걸 빼고는 방망이를 잡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강속구 투수 고우석을 상대한 것에 대해서는 "100% 실력 발휘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아주 운 좋게 안타를 칠 수 있었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마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떠올리게 했던 뷰캐넌의 활약. 오타니처럼 후반기에도 타석에 서는 게 어떻겠냐는 농담에 웃은 그는 "오타니와 그렇게 동등하게 이름을 거론해줘서 감사하고 영광이다"며 "기회가 된다면 배트 잡고 한번 스윙을 돌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관중들을 즐겁게 했던 걸그룹 댄스에 대해 질문하자 뷰캐넌은 "평상시에도 춤추는 걸 정말 좋아한다"면서 "이렇게 팬들과 춤을 추면서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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