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한 번 더” 외치더니…하이트진로가 받은 켈리 성적표, 몇점
출시 99일 만에 1억병 판매…테라보다 2일 빨라
테라에 힘 보탠 켈리, 오비맥주 카스 추격에 전념
하이트진로가 4년 만에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던 지난 3월 30일 오정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켈리’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2019년 테라를 출시해 주류시장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마냥 만족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같은 날 행사에 참석했던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역시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김 대표는 “변즉생 정즉사(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고, 멈추거나 안주하면 죽는다)의 각오로 안주하지 않겠다”며 국내 맥주시장 1위 탈환이 목표라고 밝혔다.
맥주 성수기인 여름철을 목전에 두고 지난 2분기(4~6월) 동안 진행된 하이트진로의 마케팅은 그야말로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소비자가 신제품 켈리를 접하도록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물론, 대세 배우 손석구를 활용한 광고 역시 활발했다.
켈리가 출시된 지 99일째가 되던 지난 11일 하이트진로는 첫 분기 단위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누적 판매 330만상자, 330㎖ 용량 기준 1억병 판매. 단순 환산하면 초당 11.7병이 판매된 셈이었다. 4년 전 테라보다 이틀이나 더 빨리 1억병 판매에 성공했다.
하이트진로는 일부 대형마트의 실판매 자료(지난달 기준)를 살펴본 결과, 국내 맥주 매출 기준 하이트진로의 제품 점유율이 약 49.6%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테라의 인기에 켈리가 더해지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당초 주류업계에서는 켈리가 테라만큼 인기를 끌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오비맥주의 카스가 12년째 국내 맥주시장 1위를 지켜오고 있는 데다 엔데믹 시장을 노리고 수입맥주 브랜드들도 마케팅 전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이트진로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소주와 함께 ‘소맥’으로 즐길 때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같이 부를 만한 표현부터 마땅치 않다는 우려가 일부 제기됐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하이트진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5.9% 감소한 400억원이다. 이 기간 매출은 3.8% 증가한 6727억원, 순이익은 37.1% 감소한 249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매출이 안정되면 하이트진로의 연간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올여름 전주 가맥축제, 송도 맥주축제 등 전국 각지 축제에 참여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에프엔가이드는 이달 13일 하이트진로에 대해 투자의견 ‘강력매수’, 목표주가 2만8857원을 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14일 코스피 시장에서 2만1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0.24% 오른 수준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연 ‘한국전력’인줄 알았는데”…2분기 가장 적자 큰 회사 어딘가보니 - 매일경제
- [속보]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車 19대, 17명 이상 고립된 듯” - 매일경제
- “최선 차선 모두 잘못됐네”…붕괴 사고로 머리 아픈 조합원들 - 매일경제
- 상견례서 말끝마다 ‘XX’ 욕설한 남친 엄마…“우리집 무시 아니냐” - 매일경제
- 아파트서 사람 두개골만 40개 발견…‘시체 밀매’ 수사나선 美 FBI - 매일경제
- “웬만하면 집에 있어야겠네”…내일까지 모든 무궁화·새마을호 운행 중지 - 매일경제
- “대피주민 77명 귀가못해”…한강 수위 상승에 다리·도로 곳곳 통제 - 매일경제
- ‘폭우’에 국민들 난리났는데…‘고속도로’ 놓고 싸우는 정치인들 - 매일경제
- 與 수도권 총선 누가 이끄나…갑자기 안철수 띄운 신평, 왜? - 매일경제
- 류현진이 생각하는 2024년 빅리그 잔류 기준은? [김재호의 페이오프피치]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