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쓴 '미스터 올스타' 채은성 "관심 없었는데 너무 얼떨떨하다"

이상철 기자 2023. 7. 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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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만에 만루포, 한 경기 최다타점 타이 기록
"의장대 시절 생각이 나…만감이 교차헸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 경기에서 MVP인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된 나눔팀 한화 채은성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23.7.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41년 만에 올스타 그랜드슬램을 터트리며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한 채은성(33·한화 이글스)이 '무욕'이 비결이었다고 밝혔다.

채은성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키움·LG·KIA·NC·한화)의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활약,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미스터 올스타 영예를 안았다. 채은성은 상금 1000만원과 미스터 올스타 트로피를 받았다.

올스타에 3번째 선정되고, 2번째 별들의 잔치에 출전한 채은성은 최고의 이틀을 보냈다. 14일 홈런레이스에서 5개의 아치를 그리며 우승하더니 그 기세를 몰아 올스타전 본경기에서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됐다.

이로써 채은성은 올스타전이 개최된 시즌에 미스터 올스타와 홈런레이스 우승을 석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그는 전날(14일) 진행한 홈런레이스에서 5개의 아치를 그리며 4개를 친 박병호(KT)를 제치고 우승한 바 있다.

2020년 양의지(NC)가 홈런레이스 우승과 미스터 올스타 수상을 이뤘지만 당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특정 기간 정규리그 성적을 바탕으로 홈런레이스 우승자와 미스터 올스타를 결정했다.

또한 한화 소속 선수가 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것은 이강돈(1993년), 정경훈(1995년), 송지만(2000년), 정은원(2022년)에 이어 5번째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 경기에서 MVP인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된 나눔팀 한화 채은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7.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채은성은 이날 1회말 1사 1루에서 1타점 2루타를 쳐 결승타를 기록하더니 4회말 2사 만루에서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1982년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3차전에서 김용희가 만루 홈런을 때린 뒤 무려 41년 만에 나온 역대 2호 올스타전 그랜드슬램이다. 당시 김용희는 만루포 포함 13타수 4안타 3홈런으로 펄펄 날며 역대 첫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됐다.

특히 이날 김용희가 허규옥, 김민호, 김응국, 전준우 등 롯데 출신 미스터 올스타와 함께 올스타전 시구를 위해 현장을 찾았는데 채은성이 그 앞에서 만루 홈런을 기록해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 그는 5타점을 쓸어 담아 2019년 한유섬이 세운 역대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경기 후 채은성은 "너무 얼떨떨하다.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되는 건지 실감이 안 난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미스터 올스타를 받을 줄 알고 큰 관심이 없었다"며 "역시 이런 상을 노리면 더 받기 어려운 것 같다. 똑같이 경기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스타전 참가에 의미를 두고 '재미있게 놀다 가자'는 마음으로 왔다"며 "1년에 한 번 열리는 올스타전이다. 미스터 올스타를 평생 한 번도 못 받을 수 있는데 잘 해서 받은 것이라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고 기뻐했다.

만루 홈런을 친 순간에는 "특별히 홈런을 욕심내지는 않았다. 특별히 노린 것도 없다. 초구에 직구가 날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스윙하려고 했는데 잘 맞아서 담장을 넘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 드림팀과 나눔팀의 경기, 4회말 2사 만루 상황 나눔팀 채은성이 만루 홈런을 때리고 있다. 2023.7.1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홈런레이스에서 감을 익힌 것도 도움이 됐다. 채은성은 "어제 홈런레이스에서 우승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줬다. 타격할 때 포인트를 앞에 뒀는데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채은성은 이번 올스타전에서 미스터 올스타 상금 1000만원, 홈런레이스 우승 상금 500만원 등 총 1500만원을 챙겼다.

그는 상금 사용 계획에 대해 "홈런레이스 상금은 (배팅볼 투수를 맡았던) 유강남과 6대4로 나누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미스터 올스타 수상은 전혀 에상하지 못해서 아직 어떻게 써야 할지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은성은 이날 클리닝타임 때 진행된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의 의장대 공연 행사에서 총을 돌리는 군인들처럼 배트 돌리기 묘기를 펼쳐 눈길을 모았다. 의장대에서 군 복무를 했던 채은성에게는 누워서 떡 먹기 수준이다.

채은성은 "그런 건 눈 감고도 할 수 있다. 할까 말까 고민한 끝에 했는데 역시 안 하는 게 나았던 것 같다. 차라리 의장대 옆에서 할 걸 그랬다"며 웃어보였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 경기에서 의장대 출신 나눔팀 한화 채은성이 해군 의장대의 공연을 보며 배트를 돌리고 있다. 2023.7.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그는 "의장대가 하는 걸 보니까 옛날 생각이 많이 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그 시절에는 오늘 같은 날이 올 것이라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채은성은 짧은 휴식을 하고 21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한화는 8위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롯데와 2.5경기 차에 불과해 후반기 성적에 따라 더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다.

채은성은 "팀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내가 좋은 기운을 가져가게 돼서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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