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 이적 확정’ 양현준의 마음도 편하지 않다, “승리 선사하고 가고 싶었는데…”
[포포투=김환]
양현준도 무거운 마음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강원은 15일 오후 5시 50분경 구단 공식 유튜브를 활용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 전 강원은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하며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라이브 방송의 주된 내용은 양현준의 셀틱 이적이었다. 라이브 방송에는 김병지 대표이사와 장내 아나운서가 출연했고, 양현준도 함께했다.
게다가 라이브 방송 중에는 김병지 대표가 양현준의 셀틱 이적 내용이 담긴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모습까지 송출돼 화제가 됐다. 사실상 양현준의 셀틱 이적은 확정된 분위기다. 양현준이 셀틱의 합류할 경우 지난 시즌까지 수원 삼성에서 뛰던 오현규와 한솥밥을 먹을 예정이다. 또한 양현준 외에도 부산 아이파크의 권혁규가 셀틱과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입장에서 양현준을, 그것도 시즌 도중 해외로 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다. 양현준은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여전히 강원의 핵심 자원들 중 하나다. 그런 양현준을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에 맞춰 해외로 이적시키는 것은 강원에는 큰 결단이나 다름없었다.
김병지 대표가 어려운 결정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김병지 대표는 “양현준 선수가 셀틱으로 이적한다. 지난 5월 처음 이적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는 겨울에 좋은 제안이 오면 다시 생각하자고 했다. 이후 여러 사정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대한민국 축구 발전과 위상을 위해 앞서간 선배들의 뒤를 잇는 멋진 선수로 활약하는 게 팬들의 아쉬움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현실이 녹록지 않을 때가 있어서 고민도 많았다”라며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병지 대표는 “양현준이 셀틱으로 가서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떠나는 양현준에게 응원을 보냈다. 추가로 김병지 대표가 밝힌 양현준의 이적료는 250만 유로(약 35억 7,000만 원)다.
대한민국 축구 발전, 즉 대의적 차원에서 양현준을 보내준다는 결정을 내린 듯하다. 양현준은 K리그1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망주들 중 하나다. 지난 시즌 K리그1 36경기에 출전해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강원이 파이널A 막차에 탑승하는 데에 기여했고, 시즌이 끝난 뒤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또한 시즌 도중 열렸던 토트넘 훗스퍼와의 친선경기에서도 토트넘 수비진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자신 있게 드리블을 시도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양현준의 활약은 그를 스타덤에 올려 놓았다.
물론 선수의 의지가 강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양현준이 유럽행을 원했던 것도 이번 이적에 영향을 미쳤다. 양현준은 계속해서 유럽으로 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며 유럽행을 원했다.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았다. 양현준은 셀틱 이적설이 나온 뒤 지난 2일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김병지 대표와 면담을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양현준은 자신의 연봉을 깎는 한이 있더라도 유럽으로 이적하고 싶다며 유럽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양현준의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고, 김병지 대표를 비판하는 말들이 나왔다.
김병지 대표는 양현준과 따로 만남을 주선해 오해를 풀었다.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은 모양새였다. 김병지 대표와 양현준이 다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이 공개돼 분위기가 풀어진 듯한 느낌을 줬다.
라이브 방송에 함께 참여한 양현준은 “팀이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설레고 기쁘기도 하다. 끝까지 성적을 책임지지 못하고 이적하게 되어 팀원과 감독, 코치님께 죄송하다. 팬들에게도 승리를 선사하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팬들의 응원과 사랑이 없었으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응원해주신다면 그에 보답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라며 작별을 고했다.
방송이 끝난 뒤 강원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양현준의 이적 소식을 알렸다. 강원은 양현준의 셀틱 이적이 확정됐다며 오늘(15일) FC서울과의 경기가 끝난 뒤 양현준 선수의 인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양현준은 이날 경기에 참가하지 않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양현준의 마음도 무거울 게 당연했다. 현재 강원은 강등권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수원 삼성과의 승점 차도 얼마 나지 않아 언제든지 다이렉트 강등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 게다가 수원이 울산 현대를 잡은 가운데 23라운드에서 1-1로 비긴 탓에 승점 차가 1점 차로 좁혀지고 말았다. 양현준도 마음 편히 팀을 떠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양현준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새로운 마음을 갖고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다. 과거 기성용과 차두리가 셀틱에서 닦은 길을 오현규에 이어 양현준이 따라갈 준비를 마쳤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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