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올스타’ 등극한 채은성 “욕심 내지 않은 게 좋은 결과로...의장대 공연보며 만감이 교차해”
2023년 7월 부산에서 가장 빛난 별은 채은성(한화)이었다. 14일 열린 홈런 레이스 우승에 이어 15일엔 1982년 이후 41년 만에 KBO 올스타전에서 역대 두 번째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MVP까지 수상했다. 역대 최초로 홈런 레이스와 올스타전 MVP를 독식한 사나이로 우뚝 섰다.
KBO 올스타전에서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역대 두 번째다. 역대 첫 번째 올스타전 만루홈런은 프로야구 원년이었던 1982년 김용희 KBO경기운영위원장(당시 롯데)이 동대문 운동장에서 쏘아올린 바 있다. 이 홈런으로 김 위원장은 초대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했다.
경기 뒤 인터뷰실에 들어선 채은성은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소감을 묻자 채은성은 “어제랑 비슷하다. 제가 여기에 있어도 되나 싶다. 얼떨떨하다”면서 “만루홈런이 올스타전에서 두 번째 나온 것은 몰랐다. 욕심을 내진 않았는데, 초구에 직구가 들어올 것 같아서 돌렸는데, 그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홈런 레이스가 이날 터뜨린 만루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채은성의 설명이다. 그는 “확실히 영향이 있는 것 같다. 홈런 레이스를 준비하면서 타격 포인트를 앞에다 뒀는데, 오늘 타격에서도 포인트를 앞에 두고 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1회 소크라테스의 홈런이 나왔을 때 소크라테스가 MVP를 받을 줄 알았다. 만루홈런보다는 미스터 올스타가 됐다는 사실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홈런 레이스 우승과 올스타전 MVP까지, 채은성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고 내내 말했다. 그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돌아온 듯 하다. 채은성은 “코로나19 이후 팬들과 처음 같이 하는 올스타전이라 놀러간다는 마음으로 왔다”면서 “보통 상을 노리는 선수들이 잘 안되더라. 그래서 저는 시합을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21일부터 KBO리그는 후반기가 시작된다. 올스타전에서 최고의 결과를 낸 채은성은 이 기운을 팀에 그대로 전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 전반기 막판 타이트한 경기도 많이 이겼다. 제가 좋은 기운을 잘 가져가서 팀이 상승세를 탈 수 있는데 이바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5회를 마치고 해군 의장대 공연이 열렸다. 채은성은 국복무를 국방부의 의장대에서 했다. 의장대의 공연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났을 법 하다. 그는 “군인분들이 공연을 하는 것을 보면서 예전 생각이 나기도 했다. 제가 군 복무할 때는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는데...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부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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