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댐 한때 월류…“다 버리고 대피”
[앵커]
산사태 뿐만이 아닙니다.
수해도 잇따랐습니다.
충북 괴산에서는 댐에 담긴 물이 넘치는 바람에 천 명 넘는 주민들이 혼비백산 대피했습니다.
그 현장은 이원희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축사에 쌓아둔 커다란 사료 뭉치가 급류에 휩쓸려 속절 없이 떠내려갑니다.
["둑방 넘치겠는데?"]
비닐하우스는 지붕만 남기고 물 속에 잠기며 물바다가 됐습니다.
사흘 째 400mm 가까운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댐이 넘치기 시작한 건 새벽 여섯 시 반 쯤.
일부 집에는 마당까지 물이 들어차면서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집에서 급하게 나오느라 대부분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박인자/충북 괴산군 : "막 정신없이 물 들어올까봐 그냥 아무것도 가져오지도 못했는데 집을 내려다보니까 다 잠겼어. 우리건 다 버렸어."]
새벽부터 마을회관으로, 면사무소로 급히 몸을 피한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멀쩡한 집을 놔두고 이렇게 낯선 대피소에 머물게 된 괴산댐 하류지역 주민만 천 2백여 명에 이릅니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 주민 : "너무 놀라가지고요. 말할 겨를이 없어요. 한 몇십년 만이죠 여기에 (이렇게 비가 온 게)."]
[장성칠/충북 괴산군 : "아까 물이 여기(허벅지)까지 올라왔어요."]
한 해 농사도 모두 허사에 그칠 처지입니다.
비 피해를 입은 밭입니다.
지금 밑으로는 제 발이 닿지 않을 정도로 물 웅덩이가 깊게 고여있고, 또 위쪽으로 보시면 한 때 제 키보다 높은곳까지 물이 들어찬 흔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2017년에도 괴산댐이 방류량을 늘리면서 똑같은 물난리를 겪었던터라 더 큰 상심에 빠졌습니다.
[정삼헌/괴산군 목도리 이장 : "6년 전에 똑같은 이런 제방이 넘쳤는데 터지진 않았어요."]
괴산댐의 월류는 3시간 만인 오전 9시반에 멈추고 수위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지만 댐 하류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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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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