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9㎜ 물폭탄에 대전세종충남 피해 속출…5명 사망·1명 실종(종합2보)
열차 운행도 중단돼…기상청 16일까지 충남남부 등 많은 곳 200㎜ 이상 예보
(대전·세종·홍성=연합뉴스) 김소연 이주형 기자 =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사흘째 5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주택과 도로 곳곳이 침수돼 주민 수백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백제의 고도' 공주와 부여가 물바다가 되면서 문화재까지도 피해를 봤다.
산사태 등으로 5명 사망…농경지·주택 침수
15일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집계된 지역 내 사망자는 모두 5명이다.
이날 오전 4시 53분께 세종시 연동면 한 야산 비탈면에서 쏟아진 토사가 인근 주택 앞을 덮쳐 70대 주민 1명이 숨졌다.
이어 오전 7시께 청양군 정산면에서도 폭우에 유실된 토사가 주택으로 쏟아져 60대 여성이 사망했다.
전날 오후 논산시 시립납골당에서도 빗물에 쓸려 내려온 토사에 4명이 매몰돼 이 가운데 2명이 숨지는 등 산사태로만 총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오후 3시 16분께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졌던 공주시 옥룡동에서 남성 1명이 물에 휩쓸린 뒤 1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전날 오후 아산시 둔포면 한 저수지에서 실종된 70대 낚시객에 대한 수색 작업이 진행됐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시설 피해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충남도는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도로파손·하천범람·제방유실 등 공공시설 피해가 34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유시설 피해도 3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각 기준으로 산사태와 저수지 범람 우려로 사전 대피한 도민은 474명이다.
세종시에서도 공공시설 134건, 사유시설 79건 등 216건의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에서는 총 150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농경지 침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논산에서는 벼, 콩, 시설채소 재배 농가 등 최소 41.8ha 규모의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양돈장과 양계장 등 5개 축산농가도 산사태 피해를 입어 시청 직원들이 현재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상월면 주민 이재성(55)씨는 "오전 3시께부터 논밭이 완전히 다 잠기고 집 안까지 빗물이 들어와 주민들이 다 대피했다"며 "상월면 3분의 2가 물에 잠겼는데도 계속 비가 내린다"고 불안해했다.
공주시 쌍신동, 서천군 비인면, 세종시 금남면 등에서도 논밭 침수 신고가 잇따랐다.
금남면 한 주민은 "앞에 용수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농가 5곳 농막 하우스 등에 물이 차고 있다"며 "시에서는 대피하라고만 하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어 한 해 농사를 다 망치게 생겼다"고 말했다.
하천 범람하며 공주·부여 물바다…열차도 멈춰
특히 공주와 부여 지역의 피해가 크다.
이날 낮 공주 제민천이 범람하면서 금성동 90여세대 아파트에 물이 들어차는 등 일대가 침수됐다.
도로와 주택 등이 말 그대로 '물바다'가 되면서 소방 당국은 보트를 이용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쳐야 했다.
빗물이 성인 허리까지 올라온 가운데 소가 턱밑까지 찬 물을 헤치며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옥룡동 A 요양원과 우성면 B 요양원 주변도 침수돼 요양원 입소자 총 116명이 소방 당국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다.
공주 시내 주요 도로는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거나 일부는 아직도 통제되고 있다.
부여에서도 백제교·수북정 인근 둑 붕괴 조짐이 있어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금강 백제교 지점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고, 임천면 두곡리, 부여읍 저석리, 장암면 합곡리와 정암리, 홍산면 좌홍리와 북촌리, 구룡면 태양리 등의 도로도 통제됐다.
부여군 세도면에서는 불어난 물에 고립된 주민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 피해도 잇따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지구'중 한 곳이자 사적인 공주 공산성에서는 누각인 만하루가 침수됐다.
또 다른 누각인 공산정 부근에서는 성벽 일부가 유실됐고, 서쪽에 위치한 문루인 금서루 하단에서는 토사가 흘러내렸다.
공주 석장리 유적은 발굴지가 침수됐고, 석장리박물관 출입도 통제되고 있다.
백제 왕릉과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는 일부 지역의 토사가 유실됐고, 공주 수촌리 고분군에서는 일부 경사진 면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백제가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538∼660) 왕릉급 무덤이 모여있는 부여 왕릉원에서는 서쪽에 있는 고분군 가운데 2호 무덤 일부가 유실됐다.
연일 이어지는 장대비에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일반열차와 중앙선·중부내륙선을 운행하는 고속열차(KTX-이음)의 운행을 중지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는 16일에도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 등 모든 일반열차의 운행을 중지하기로 했다.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내린 비는 정산(청양) 569㎜, 공주 509.5㎜, 세종 484.6㎜, 계룡 452㎜, 부여 440㎜ 등이다.
현재 대전·세종·충남 전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기상청은 16일까지 충남권에 50∼150㎜, 충남 남부 등 많은 곳은 2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17일에도 30∼80㎜, 많은 곳은 120㎜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이라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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