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수비 흔들던' 양현준, 드디어 유럽행... "이적료 35억+@" 김병지 강원 대표, 라방서 셀틱행 '오피셜'냈다

안호근 기자 2023. 7. 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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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강원 양현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골을 넣고 기뻐하는 양현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현란한 발재간으로 토트넘 홋스퍼 수비수들을 농락했던 양현준(21·강원FC)이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드디어 유럽으로 향한다.
김병지 강원FC 대표는 15일 오후 강원FC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양현준의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이적료는 35억+@, 김병지 대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김 대표는 이적 합의서에 서명을 한 뒤 양현준을 자리에 불러 덕담을 건넸다. 더불어 이적료에 대해서 "처음엔 200만 유로에서 시작한 것이 맞다. 그런데 양현준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고 또 다른 구단들에 대해서도 알아봤다"며 "그 다음엔 250만 유로 이야기도 나왔다. 정확한 금액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250만 유로(35억 7200만 원)보다는 높다는 건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양현준은 2021년 강원에서 데뷔해 이듬해 놀라운 도약을 했다. 8골 4도움으로 강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가장 돋보인 건 발재간이었다. 양현준은 화려한 드리블 능력을 뽐냈다. 지난해 7월 토트넘과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에릭 다이어 등 토트넘 수비수들을 개인기로 삭제시키는 플레이로 단번에 존재감을 알렸다. 당시 토트넘 팬들 또한 "저 선수가 누구냐, 영입해야 한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오른쪽)가 양현준의 이적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강원FC 유튜브 채널
지난 7월 토트넘과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드리블을 펼치고 있는 양현준(왼쪽에서 2번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후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A대표팀에도 합류했다. 유럽 구단들의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졌지만 강원은 지난 겨울엔 미국 무대에서 러브콜도 있었다. 구단에선 올 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나기를 원했지만 양현준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최근엔 지난 겨울 자신의 유럽행을 돕겠다고 했던 구단에 약속을 지켜줄 것으로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결국 그의 이적을 허용했다.

김 대표는 "양현준 이적 소식을 처음 들은 게 5월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양현준 존재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다. 겨울에도 충분히 오퍼가 올 수 있다는 게 구단 입장이었다"면서도 "나는 더 일찍 보내줄 수 있으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이 자리가 마련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현준의 외국에서 잘해주면 차범근 감독, 박지성, 손흥민, 김민재 등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게 기쁨과 희망을 준 사례가 많았다. 미래의 꿈을 지지해줘야 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양현준은 강원의 미래이자 보배다. 양현준 빼고 구단의 미래를 계획하는 게 힘들었다"면서도 "대한민국 축구 미래를 위해 보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얼마 전 구단주께서도 양현준의 꿈을 지지해주자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강원도지사인 김진태 구단주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이 좋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선수의 미래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심사숙고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양현준의 이적에 대비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팬분들께서도 아쉬우시겠지만 많은 응원 보내주시길 바라고 전력 공백이 없도록 선수단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강원은 윤일록과 가브리엘, 웰링턴, 야고, 투치까지 영입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대체자를 찾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었는데 국내 선수 1명과 외국인 선수 4명을 포함해 영입을 했다. (반등을) 해야 한다. 선수들이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1,2주 기다려주시면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현준(가운데)이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환히 웃고 있다. /사진=강원FC 유튜브 채널
폭발적 드리블이 장기인 양현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꿈에 그린 유럽행, 오현규와 함께 '기성용+차두리처럼'
이후 김 대표는 양현준의 이적 합의서에 실시간으로 서명을 했고 이후 양현준이 함께 등장했다. 양현준은 "이적을 위해 대표님께서 많이 고생하셨다.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다"며 "설레고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팀원들과 감독님 등에 죄송하다. 요즘 승리가 없어서 이기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강원은 현재 K리그1에서 2승 10무 11패로 12팀 중 11위에 머물고 있다. 팀 부진 속 양현준도 올 시즌엔 21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무거운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병지 대표는 "정말 많은 노력 통해 꿈을 이루기 위한 관리를 했다"며 "좋은 활약으로 좋은 구단을 가는 것 자체가 강원FC를 빛내는 계기가 됐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보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뛰어난 선배들 뒤를 잇는 선수가 되는 게 아쉬워하는 강원 팬들을 위한 길이다. 빛나는 선수가 되길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셀틱은 또 다른 한국 공격수 오현규(22)가 뛰고 있는 팀이다. 양현준은 측면, 오현규는 최전방이라는 점에서 함께 뛰며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커졌다. 언어와 문화, 팀 분위기 적응 등에서도 오현규의 존재는 양현준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셀틱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오현규. /사진=셀틱FC 공식 SNS
셀틱 진출 후 수비수를 제치고 드리블을 하는 오현규. /사진=셀틱FC 공식 SNS
그러나 체격적으로 뛰어난 유럽 선수들과 대결을 해야 하고 템포와 잔디, 날씨 등까지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김병지 대표는 "아직도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100단계는 될 것이다. 하나씩 올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경험 통해 더 멋진 선수가 될 것"이라며 "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멋진 선수가 되는 게 축구 선배로서 바란다"고 전했다.

양현준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이 자리까지 오기 위해선 팬분들 많은 응원과 사랑이 있어 가능했다"며 "팬분들 없었으면 이 정도 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면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셀틱은 스코틀랜드 최고 명문 구단이다. 지리적으로도 잉글랜드와 붙어 있어 빅리그로 이적이 용이한 편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뛸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기성용(FC서울)과 차두리가 함께 뛰었던 팀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곳에서 활약을 펼친 뒤 이후 더 큰 리그로 무대를 넓혀 갔다. 오현규와 시너지를 이룰 양현준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오현규와 합을 맞춰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경우 잉글랜드 등 유럽 5대 리그 팀 진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현준(왼쪽에서 2번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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