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올스타, 홈런포 2방으로 드림 올스타 8-4로 제압…만루포 터뜨린 채은성 ‘미스터 올스타’ 등극
나눔 올스타(키움, LG, KIA, NC, 한화)가 홈런포 두 방을 앞세워 드림 올스타(SSG, KT, 삼성, 롯데, 두산)을 제압했다. 프로야구 원년이었던 1982년 올스타전 이후 41년 만에 올스타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린 채은성(한화)은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전날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던 채은성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나눔 올스타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서 소크라테스(KIA)의 3점 홈런과 채은성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8-4 승리를 거뒀다. 채은성은 기자단 투표 61표 중 56표(득표율 91.8%)의 몰표를 받아 올스타전 MVP(상금 1000만원)로 뽑혔다. 홈런 레이스와 올스타전 MVP를 한 선수가 독식한 것은 채은성이 역대 최초다.
반면 사직 홈팬들의 열렬한 성원 속에 드림 올스타의 선발로 나선 박세웅은 ‘레인맨’이라는 별명답게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등장했다. 박세웅의 별명이 ‘레인맨’이 된 것은 그간 경기 우천취소 19회, 강우콜드 1회, 우천노게임 1회, 우천서스펜디드 1회, 우천지연 3회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
박세웅의 선발 등판날인 이날에도 부산 사직구장은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날씨가 계속 됐다. 박세웅은 첫 타자 김혜성(키움)을 1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이정후(키움)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채은성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흔들린 박세웅은 최형우(KIA)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켰다.
1사 1,2루에서 중절모와 선글라스를 쓰고 자신의 응원가에 맞춰 트럼펫을 불며 등장한 소크라테스는 볼카운트 1S에서 박세웅의 2구째 직구(시속 133km)를 시원하게 걷어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였고, 소크라테스는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우측 담장을 넘긴 이 타구의 비거리는 125m였다.
소크라테스의 홈런으로 4-0을 만든 나눔 올스타는 4회에 또 한 번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희생양은 롯데 투수인 구승민이었다. 박건우(NC)와 박동원(LG)의 연속 안타, 2사 후 이정후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채은성이 들어섰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1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채은성은 구승민의 시속 141km짜리 초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걷어올렸다. 이 타구는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며 그랜드슬램이 됐다.
1회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적시 2루타에다 역사상 두 번째로 나온 올스타전 만루홈런에 힘입어 채은성은 2023 KBO 올스타전에서 가장 빛난 별로 남았다. 이날 채은성이 올린 5타점은 2019년 창원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한유섬(당시 SK)이 올린 5타점과 더불어 올스타전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이다.
드림 올스타는 안치홍(롯데)의 2루타와 노진혁(롯데)의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한동희(롯데)의 3루 땅볼로 이날 첫 득점을 냈다. 9회 전준우(롯데)와 김상수(KT)의 연속 안타와 노진혁의 2루 땅볼로 만든 1사 2,3루 기회에서 한동희 2루 땅볼과 추가점을 냈다. 이에 나눔 올스타는 최지민(KIA)를 교체하고 선두 LG의 마무리 고우석을 등판시켰다.
고우석은 김민석(롯데)을 고의4구로 내보낸 뒤 이날 8회부터 우익수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삼성의 외국인 투수 뷰캐넌과 투타 맞대결을 펼쳤다. 뷰캐넌은 고우석의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잡아당겨 우전 적시타로 3루 주자 김상수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만만치 않은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이후 정수빈(두산)의 적시 2루타까지 터져나오며 8-4까지 따라붙은 드림 올스타는 유강남(롯데)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경기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2007년 이후 16년 만에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이날 올스타전은 2만2990석이 매진됐다. 올스타전 매진은 역대 22번째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지난해 올스타전에 이어 2년 연속 매진됐다.
부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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