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크라 회담, 윤 대통령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연대”
‘한강의 기적’처럼 “드니프로 강의 기적 이뤄질 것”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 신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의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110분간 정상회담을 연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희망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데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우선 “러시아의 불법 침략으로 인해 무고하게 희생된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우크라이나의 젊은이들,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서두를 열었다. 그는 이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함께 추진하기로 한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는 안보·인도·재건 등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3개 축을 포함한다. 윤 대통령은 안보 지원에선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 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더 큰 규모로 군수 물자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 공식(Peace Formula)’의 중요성에 공감했다”면서 “한국은 주요 개도국들이 ‘평화공식 정상회의’에 보다 많이 참여하고 자유 연대에 동참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제사회에 이른바 10가지 ‘평화 공식’을 제안한 바 있다.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도 한국의 지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지난해 약 1억달러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달러의 인도적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위해 세계은행과 협력해 재정지원도 새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는 지난 5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지뢰탐지기 등 안전장비와 인도적 지원 물품을 신속히 전달한 바 있다”고도 언급했다.
재건 지원 면에서는 양국 정부와 협력 확대에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5월 양국 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협정이 가서명된 것을 환영하고,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놓은 1억달러의 EDCF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간 협력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온·오프라인 교육시스템 구축을 돕는 것과 함께 한국에서 공부하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의 학업을 위한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도 신설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관심 덕분에 이제 우크라이나 학생들도 교과서에서 한강의 기적을 배우게 됐다고 알고 있다”면서 “저는 드니프로 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꾸는 동반자가 될 것이며 나아가 함께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작성한 방명록에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위하여!”라고 적었다.
바르샤바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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