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에 올스타 만루포' 채은성, 왕별 등극…홈런왕+MVP 싹쓸이

올스타전 최다 5타점 타이기록 작성
1982년 1호 만루포 김용희 앞에서 그랜드슬램 쳐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올해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은 채은성(한화 이글스)을 위한 독무대였다. 채은성은 올스타전이 개최된 해에 사상 처음으로 홈런레이스 우승에 이어 '미스터 올스타(최우수선수)'까지 차지하했다.

채은성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키움·LG·KIA·NC·한화)의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채은성은 1982년 김용희 이후 무려 41년 만에 올스타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5타점을 쓸어 담아 2019년 한유섬이 세운 역대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나눔 올스타는 채은성의 맹타를 앞세워 드림 올스타를 8-4로 꺾고 2년 연속 승리했다. 올스타전은 2015년부터 나눔 올스타와 드림 올스타의 대결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날 승리로 나눔 올스타가 3승4패(2020년과 2021년은 미개최)를 기록했다.

대단한 활약을 펼친 후 채은성은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 61표 중 56표를 받는 등 압도적 지지를 받아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됐다. 채은성은 상금 1000만원과 미스터 올스타 트로피를 받았다.

한화 소속 선수가 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것은 이강돈(1993년), 정경훈(1995년), 송지만(2000년), 정은원(2022년)에 이어 5번째다.

이로써 채은성은 올스타전이 개최된 시즌에 미스터 올스타와 홈런레이스 우승을 석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그는 전날(14일) 진행한 홈런레이스에서 5개의 아치를 그리며 4개를 친 박병호(KT)를 제치고 우승한 바 있다.

2020년 양의지(NC)가 홈런레이스 우승과 미스터 올스타 수상을 이뤘지만 당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특정 기간 정규리그 성적을 바탕으로 홈런레이스 우승자와 미스터 올스타를 결정했다.

홈런레이스에서 배팅볼 투수 유강남(롯데)과 짝을 이뤄 좋은 타격감을 뽐냈던 채은성은 그 기세를 올스타전 본경기까지 이어갔다.

첫 타석부터 채은성의 배트가 뜨거웠다. 채은성은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루에서 2루타를 쳐 선체 타점을 올렸다.

채은성의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한 나눔 올스타는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최형우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1, 2루를 만든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3점 홈런이 터져 4-0으로 벌렸다.

3회말 2번째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채은성은 3번째이자 마지막 타석에서 대형 홈런을 날렸다. 4회말 2사 만루에서 한가운데로 몰린 구승민의 초구를 때려 좌익수 뒤 담장을 넘겼다.

1982년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3차전에서 김용희가 만루 홈런을 때린 뒤 무려 41년 만에 나온 역대 2호 올스타전 그랜드슬램이다. 당시 김용희는 만루포 포함 13타수 4안타 3홈런으로 펄펄 날며 역대 첫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됐다.

특히 이날 김용희가 허규옥, 김민호, 김응국, 전준우 등 롯데 출신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와 함께 올스타전 시구를 위해 현장을 찾았는데 채은성이 그 앞에서 만루 홈런을 기록해 의미를 더했다.

채은성은 7회말 타석 때 대타 이지영과 교체, 올스타 나들이를 마쳤다. 그는 멋진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클리닝 타임 때 진행된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의 의장대 퍼포먼스를 보면서 배트 돌리기 묘기를 펼쳐 관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준 채은성은 사직구장에서 최고의 이틀을 보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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