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구르릉’ 소리 나더니 윗집 사라져”…수마가 휩쓸고 간 예천
[KBS 대구] [앵커]
보신 것처럼 이번 비로 인한 경북지역 인명피해의 절반 이상이 예천군에 집중됐습니다.
곳곳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거나 쓸려나가면서, 현재까지 7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습니다.
신주현 기자가 피해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창고와 과수원이 있던 자리가 흙더미에 파묻혀 흔적도 없습니다.
승용차와 경운기는 힘없이 구겨져 처박혀 있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2시, 산사태가 나, 엄청난 양의 토사가 마을을 덮쳤습니다.
산 아래 주택 여러 채가 그대로 휩쓸렸고, 주민 3명이 실종됐습니다.
[최남철/예천군 감천면 : "산사태 나는 소리가 '구릉구릉' 들리더라고. 전기가 안 들어와, 그래서 플래시 들고 전부 다 올라가 보니까 저 위에 집들이, 있던 집이 없어지고."]
[황홍섭/예천군 감천면 : "(나가 보니 이웃 1명이) 거기 누워계신 거예요. 당연히 돌아가신 줄 알았지. 만지니까 살아계시더라고. 119가 와서 구조해갔어요."]
산사태로 많은 양의 토사와 거센 물살이 한꺼번에 마을을 덮친 현장입니다.
한쪽에는 산골짜기에서부터 떠내려 온 나무와 바위들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바로 아랫마을에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전기와 통신이 모두 끊기고 주택 여러 채가 부서졌습니다.
[진봉식/예천군 감천면 : "'꽝' 소리를 듣자마자 뛰어나왔는데 (전봇대) 전선이 떨어지면서 물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겁이 나서 다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밭이고 집이었는데 이 자리가, (그땐) 다 물이었으니까. 물 외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산사태로 주택 5채가 쓸려나가 3명 이상이 실종된 이 마을은 진입 도로가 끊겼습니다.
구조대원들이 다른 길을 돌아돌아 겨우 도착했지만, 마을은 온통 뻘 천지에 거센 비까지, 수색은 더디기만 합니다.
전봇대도 잇따라 넘어져, 경북 예천에서만 5천 8백여 가구의 전기가 끊겼습니다.
폭우와 산사태가 할퀴고 지나간 경북 예천 주민들이 일상으로 언제쯤 복귀할지 어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김익수·최동희/화면제공:시청자 최남철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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