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없이 사라진 주택·구겨진 가전제품…산사태 덮친 예천 효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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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이어진 집중 호우로 7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경북 예천군 일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백석경로당에서 약 1.6㎞ 떨어진 산비탈에선 경찰 특공대원 10여 명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 일대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갑자기 주택을 덮치면서 이곳에 혼자 살던 고령 여성 1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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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공대원들은 토사에 휩쓸려 내려간 실종자의 집 인근에서 철제 탐지봉으로 곳곳을 찌르고,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들춰 가며 수색했다.
최영우 경북경찰청 특공대장은 “물줄기가 내려가는 중심에 바로 실종자의 집이 있다 보니 현재는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쓸려내려 간 것 같다”며 “종일 특공대원들이 탐지견 4마리를 번갈아 동원하며 찾는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연일 비가 계속 내려 탐지견들도 주변 냄새를 맡기 어려워진 데다 일몰이 다가오면서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수색 작업은 오후 6시경 종료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내일 오전 기상 상황을 보고 수색 작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고 장소 인근에 살던 다른 주민들은 산 아래쪽 백석경로당으로 급하게 대피한 상태다.
이날 극적으로 몸을 피한 주민 이재학 씨(65)는 “오전 11시경 소방대원들이 ‘어서 나오라’면서 데리러 왔다”며 “빗물이 거세게 들이닥쳐 문도 안 열려 창문으로 90대 노모와 함께 겨우 빠져나왔다”며 손을 떨었다. 이 씨는 “겨우 몸만 빠져나온 상태라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힘겹게 말했다. 이 씨를 포함한 동네 주민 10여 명은 경로당에 머물고 있다.
마을은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경로당 인근 주민 정성화 씨(62)는 “사망자, 실종자는 대부분 70, 80대로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라 안타깝다”며 “마을이 한순간에 이렇게 돼 당황스럽다. 내일도 비가 온다던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현재 마을을 오가는 도로가 대부분 끊겨 남은 주민들은 사실상 고립된 상태로 당분간 지내야 한다.
예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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