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침수 왜?…지리·수위 자세히 분석해보니
[앵커]
청주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로 인명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침수가 왜 발생했는지, 이 지역을 지리적으로, 또 당시 수위 등으로 분석하고, 주의사항 알아보겠습니다.
KBS 재난미디어센터 연결합니다.
오대성 기자, 오늘 아침 8시 반쯤에 침수사고가 발생했는데, 먼저 당시 상황을 정확히 짚어볼까요?
[기자]
네, 먼저 저희 시청자 제보 영상보겠습니다.
소방에 침수 신고가 접수된 게 아침 8시 37분인데요.
이 블랙박스 녹화 시간과 비슷합니다.
이곳이 지하차도 입구인데, 오른쪽 부분에서 밀려오는 흙탕물이 거세게 빨려들어가고 있죠.
그러면, 왜 물이 이렇게 빨려들어갔는 지 구글 지도로 지형을 살펴보겠습니다.
바로 여기가 방금 본 물이 빨려들어가고 있던 지하차도 입구고요.
이곳이 미호천교인데요,
사고가 난 차도 입구와는 직선거리로 약 600m정도 됩니다.
가까운 제방과의 거리는 약 200m 정도입니다.
KBS재난감시카메라에 녹화된 홍수경보 발령 시점의 모습인데요.
이 미호천교는 사고가 나기 4시간 전인 새벽 4시 10분부터 홍수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사고 나기 직전의 아침 8시쯤 미호천교 모습은 이렇습니다.
다리 상판 바로 아래까지 물이 가득 차서 흘러가죠.
이번엔 수위 변화를 그래프로 준비했습니다.
현재수위를 기록한 이 파란색 선 유심히 봐주십시오.
새벽부터 수위가 급격하게 올라가더니, 아침 6시 반에는 홍수경보수준 보다 더 높은 '심각 수위',에 도달합니다.
그래프에선 이 보라색 선입니다.
이때 수위가 9.2m입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때 관할 구청에 유선전화를 통해 '심각수위 도달' 사실을 알리고, 교통 통제 등이 필요하단 점을 전했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그리고 2시간 뒤, 8시 반쯤에는 수위가 더 올라서 10m를 넘었습니다.
사고가 난 시간입니다.
즉, 정리하자면 사고 발생 4시간 전에 이미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2시간 전에도 미호천교의 수위가 심각 수준을 넘어섰다는 사실이 관계기관에 전달된 겁니다.
하지만 교통통제는 없었습니다.
[앵커]
사고가 난 장소와 가까운 미호천교의 수위가 계속해서 올랐지만, 그래도 준비할 시간은 있었다는 거네요.
그러면, 침수를 일으킨 이유는 뭐로 분석됩니까?
[기자]
네, 아직 수색과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고 이게 어느정도 이뤄진 후에야 원인을 파악하는 게 가능할텐데요.
일단, 조심스럽게 세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다시 이 지도 보면요.
여기가 주변 제방입니다.
당시 수위가 높았던 만큼 제방의 물이 넘쳤는지 추후 확인을 해봐야 하고요.
두번째, 물이 넘치지 않았더라도 '파이핑'이라는 현상이 나타났는지 살펴봐야합니다.
파이핑이라는 건 구조물과 흙 이음새에 틈이 생겨서 그 사이로 물이 빠지는 걸 말합니다.
즉, 월류는 하지 않았더라도 구멍으로 물이 샜는 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여기가 저지대라는 점인데, 배수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봐야합니다.
지형의 절대고도를 표시한 지도인데요.
지하차도의 절대 고도는 21m이고요.
바로 옆의 논밭이죠.
여기의 절대고도는 27m 입니다.
높이차가 6m정도 나죠.
즉, 논밭에서 빠지지 못한 물이 가득 차 있었고, 이게 배수되지 못해 어느 순간, 높이가 낮은 지하차도로 들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지대라는 변하지 않는 사실, 그리고 교통 통제가 가능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뼈아픕니다.
지금까지 재난미디어센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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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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