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망치고, 문화재 할퀴고…전국 곳곳서 피해 속출했다
피해는 충청과 경북 지역에 집중됐지만, 수도권과 호남에도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공들였던 농사도, 문화재도 빗물에 휩쓸리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공다솜 기자입니다.
[기자]
수문으로 흙탕물이 쏟아지고 주변에 물안개가 피어오릅니다.
한강 상류 팔당댐은 오늘(15일) 수문 15개 가운데 10개를 열었습니다.
초당 1만 300여톤 물을 방류하고 있습니다.
한강 수위는 올라갔습니다.
경기 양평과 여주 등 하류 지역 하천 근처는 곳곳이 잠기고 통제됐습니다.
서울에서도 올림픽대로와 잠수교가 막혔습니다.
구급대원들이 좁은 농수로에 들어가 사람을 끌어내려 애씁니다.
주변엔 세찬 물살에 쓸려 내려온 수풀과 널빤지가 널려있습니다.
오전 10시 30분쯤 논이 괜찮은지 보러 나왔던 60대 남성이 농수로에서 숨졌습니다.
부유물에 막힌 수로를 치우려다 물에 휩쓸린 걸로 보입니다.
전북 지역엔 오늘 종일 호우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어제 밤까지 논이었던 곳은 이제 흙탕물로 가득찼습니다.
어디까지가 논이고 길이었는지도 가늠할 수 없습니다.
비닐 하우스로 들어가는 길은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일년 농사가 헛수고가 된 사람들은 막막합니다.
[최은정/전북 익산시 용동면 : 포도송이를 2주 전에 1만6천 송이를 일일이 다 (포장지를) 씌웠어요. 9월에 수확인데 다 망쳐버렸죠. ]
비는 문화재도 할퀴고 갔습니다.
국가민속문화재인 경북 무섬 마을 주민 41명은 모두 대피했습니다.
범람 우려 때문입니다.
[서민석/문화재청 방재관리계장 : 옛날 고택들이 많이 있다 보니까 쓸려 내려갈 가능성이 무지 높죠. 예의주시하고 있고.]
천연기념물인 '의성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선산지'를 덮은 지붕이 부서졌고 서울 창덕궁 담장은 15m 가량 무너졌습니다.
장마는 이어지고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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