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친서·수차례 우크라 방문 요청에 윤, 순방 막판 결정[막전막후]
히로시마 G7서 젤렌스키 방문 추가 요청한 듯
대통령실, 우크라 재건사업 등 방문 타당성 고심
나토 참석·인접국 폴란드 방문 시점 최적기 판단
경호상 극비리 진행…수행도 최소 인원으로 꾸려
우크라 방문에 순방 4박6일 넘겨…귀국 날짜 연기
[바르샤바=뉴시스] 박미영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친서와 수차례 요청에 정상 회담 이후 물밑접촉을 통해 폴란드 순방 막판에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월 16일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특사 자격으로 한국으로 보내 윤 대통령에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한한 젤렌스카 여사는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방문이) 우리의 싸움에 대한 지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방문을 강하게 희망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당시 윤 대통령에 지뢰탐지 제거 장비 등 비살상 무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과정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달라는 뜻도 전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 외의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 사항을 담은 편지를 윤 대통령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우크라이나 측의 방문 요청은 지속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5월 21일 일본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히로시마 G7 참석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두 사람도 처음 만났다.
윤 대통령은 한-우크라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히면서 지뢰 제거 장비, 긴급 후송 차량 등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물품 리스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G7 정상회의 기간 막바지에 한-우크라 정상회담이 깜짝 성사돼 두 정상이 '짧은 만남'을 가진 탓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 적당한 시기에 우크라를 방문해 보다 구체적인 지원 등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 방문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검토 과정에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정상회의 참석과 폴란드 순방 기간을 적기로 판단했다고 한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공식 만찬 당시 다시한번 우크라 방문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에 (우크라이나 측의) 방문 요청이 있었고, 나토 순방을 준비하면서 오래 고민했다"며 "인근 국(폴란드)에 방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최인접국인 폴란드가 윤 대통령 공식방문을 요청했고, 동선 상 리투아니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폴란드로 이동하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 알맞다고 판단했을 공산도 있다.
특히 200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우크라 전후 재건 사업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 정부가 재건 사업 선점을 위해 윤 대통령은 재건사업 진출 허브로 불리는 폴란드와 강력한 협력을 통해 우크라 방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도 한 듯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폴란드 우크라 재건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재건사업 참여를 선언했다.
양국은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우크라 재건과 관련한 공동 사업을 발굴하고, 양국 민간 기업의 참여를 지원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전시 상황에서의 협력 문제, 향후 폴란드를 포함한 재건 과정에서의 협력 문제 등 구체적으로 별도로 논의할 사항이 많아 이번 회담이 필요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상대국 정상이 정중하고 방문 초청을 하는 것은 지금 국제사회의 초미의 과제인 우크라 전쟁과 관련한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는 것이고, 그것을 담은 요청이어서 고심끝에 입장을 정하고 대통령께서 결심하셔서 방문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방문에는 경호상 극도의 보안이 필수였다. 나토·폴란드 순방에 동행한 취재진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순방 중 우크라 방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별도 우크라 방문 계획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며 "폴란드, 리투아니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없다"고 했을 정도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시점에서야 취재진에 우크라 방문 사실을 알렸다.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수행원도 최소로 꾸려졌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과 통역, 의전, 경호관 등 극히 제한된 인원들이 윤 대통령 우크라 방문에 동행했다.
우크라 방문이 전격 결정됨에 따라 이번 순방 기간은 4박 6일을 넘기게 됐으며 귀국 날짜도 연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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