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터지며 버스 빨려 들어가” 오송지하차도 최소 11명 실종
15일 사흘째 이어진 집중 호우로 충청과 경북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충북 오송에선 도로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차량 15대가 고립됐다. 사고 목격자는 “제방이 터지면서 물이 엄청나게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 물이 차면서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9명이 구조됐다. 차량 15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이날 오후 9시까지 11명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당초 차량 19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 버스 1대, 트럭 2대, 승용차 12대 등 총 15대가 지하차도에 갇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차량에 탑승한 정확한 인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까지 11명이 실종신고 됐다”고 했다.
이 사고를 최초 언론에 알린 제보자는 CJB에 “14톤 트럭을 몰고 지하차도를 지나던 동생과 통화를 하다가 상황을 알게 됐다”며 “동생 차 바로 앞에 달리던 빨간색 버스가 물이 차면서 둥둥 떠내려오고,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지하차도로 물이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버스 기사가 물을 빼려고 차량 유리를 다 깼는데, 지하차도로 물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버스가 지하차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며 “14톤 화물차도 잠겨 버렸다”고 했다. 다행히 화물차에 타고 있던 제보자의 동생은 탈출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지하차도 안에 승용차와 버스가 다 잠겨 있어서 상당한 사람이 지하차도 속에 갇혀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대원이 도착했지만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다가 소방 당국에 가까스로 구조된 이는 “버스와 승용차 등이 주변에 많았는데 지하차도 앞뒤에서 물이 들어오더니 그 수위가 빠르게 높아졌다”며 “침수가 예상될 때 지하차도 진입로를 미리 막았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왜 통제가 안 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과 청주시는 유실된 미호천 제방을 복구하면서 1분당 3만ℓ를 배수할 수 있는 대용량 방사시스템을 투입해 지하차도 배수 작업에 착수했지만, 하천의 물과 빗물이 계속 지하차도로 유입돼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미호천의 제방을 복구하는데만 최소 1∼2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추가 인명피해가 나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 강종근 도로과장은 사고 현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사고현장) 유입구 쪽에 물이 워낙 많이 유입돼 (무너진 미호천 제방) 물막이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며 “장비를 집중 투입해 하루, 이틀 안에 물막이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양수작업도 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물이 들어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양수작업을 1시간 30분 정도 했지만, 지하차도 수위가 15㎝ 정도밖에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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