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청라, 묵은 현안 잇따라 해결… 인천경제청, 개발 사업 탄력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오랜 현안들이 잇따라 풀리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12년간 지지부진했던 송도 이랜드 개발사업을 비롯해 송도 6·8공구 개발 사업이 윤곽을 잡는 등 활기를 띄고 있다. 또 청라국제도시는 게임산업의 실리콘밸리로 탄생하기 위한 ‘청라 G-Tech City’ 조성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민선 8기 인천시 출범 이후 취임한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주민들과 소통과 함께 묵은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치며 IFEZ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이 같은 소통을 중심으로 한 사업 추진으로 IFEZ를 글로벌 도시로 조성, 인천의 초일류도시 발전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 묵은 사업 속도내는 송도국제도시
이랜드 개발사업은 지난 2011년 토지매매 계약 이후 12년간 지지부진해왔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월초 ‘송도 이랜드 콤플렉스 복합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한 뒤 재추진, 최근 경관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랜드 개발사업은 오는 2029년까지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인 송도국제업무단지 F6-2블록(송도동 94의1·2) 1만9천587㎡(6천여평)에 법인 본사 이전, 복합쇼핑몰 조성, 5성급 호텔 유치, 스타트업 기업 사무공간 무상지원, 오피스텔 건립 등이 이뤄진다.
이중 5성급 호텔과 복합쇼핑몰은 문화 콘텐츠가 가득한 ‘라이프 스타일 몰’과 도심형 루프탑 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여기에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등에 흩어져 있던 ㈜이랜드건설, ㈜이랜드이츠, ㈜이랜드서비스, ㈜이랜드자산개발, ㈜이랜드넥스트 등 임·직원 1천500명에 이르는 이랜드 산하 5개 법인의 본사가 송도로 이전한다.
특히 송도 6·8공구 개발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인천경제청은 송도 6·8공구 공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블루코어PFV와의 추가 협상을 마무리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와 추가 협상에 착수, 8개월여만에 합의를 이뤄냈다.
인천경제청은 민선 7기인 지난해 3월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를 통과한 협상안보다 랜드마크 등 주요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 디자인 공모, 사계절 테마거리 조성 등의 내용으로 극적 타결이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송도 6·8 공구 개발사업은 지난 2007년 송도랜드마크시티(SLC) 사업협약 기준으로는 무려 16년, 지난 2017년 ㈜블루코어PFV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지 6년만에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구체적인 개발안이 담긴 이번 기본협상 체결에 따라 6·8공구 개발이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경제청이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 및 메타버스 교육‧체험‧전시시설의 건립을 위해 네이버클라우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등과 이뤄낸 업무협약도 주목받고 있다. IFEZ에 최적화된 창업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AI 교육프로그램을 구상하고 교육공간 및 체험‧전시공간을 건립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데 서로 손을 잡은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천경제청은 유현준 건축사무소, 참소리축음기박물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송도뮤지엄파크SPC’와 송도 6공구 호수 주변에 ‘에디슨 과학교육 박물관’과 ‘유현준 테라스타운’을 조성하기로 했다. 에디슨 과학교육 박물관은 특히 에디슨의 ‘빛과 소리의 저장’이라는 과학적 테마에 맞춰 교육적으로 구성이 이뤄진다. 인천경제청은 외국인 관광객, 국내·외 수학여행 시장 유입 등을 통해 송도 워터프런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에디슨 과학교육 박물관 등은 송도 6공구 워터프런트 호수 주변에 문화·관광·집객 시설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 시티타워·e스포츠와 함께하는 청라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는 랜드마크인 청라시티타워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10년이 지나도록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의 협약을 통해 사업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등 재출발했다.
인천경제청은 LH와 협의해 그동안 민간 사업 시행자를 선정해 추진했던 종전의 사업 방식을 변경, 청라시티타워의 사업 주체인 LH가 직접 시공사를 선정해 건설하기로 했다. 이후 인천경제청에서 청라시티타워를 관리·운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특히 인천경제청은 청라 주민들이 원했던 청라시티타워 외관과 높이 448m도 그대로 유지해 건설하기로 최종 협의를 이뤄냈다. 인천경제청은 앞으로 효율적인 타워 관리·운영을 위해 LH의 타워 건설 일정에 맞춰 타워 관리·운영 및 부지 활성화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인천경제청의 청라 G-Tech City 조성 사업도 눈에 띈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1조6천200억원을 투입해 청라 투자유치용지 6블록 약 26만395㎡(7만8천907평)에 글로벌 게임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시설, 연구개발(R&D) 시설 등을 만드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국내·외 게임기업 혁신지구와 스튜디오, 지식산업센터, 관광마이스(MICE)시설, 게임 엔터테인먼트 지구 등의 시설을 중심으로 e-스포츠산업 중심의 게임특화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청라 G-Tech City에는 e-스포츠 전문 디지펜 공과대학과 함께 글로벌 게임기업의 유치를 통해 청라를 ‘아시아를 주도하는 게임산업 허브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즉 청라를 게임산업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서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지난 2월 미국 출장에서 게임산업 클러스터의 현황을 직접 파악하고 디지펜공과대학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 뒤, 게임산업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e-스포츠 산업은 최근 세계적으로 K-콘텐츠 시장이 확장하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온라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각광 받고 있다. e-스포츠 산업은 특히 ‘불경기에도 끄떡없는(Recession-proof) 산업’으로 꼽힌다. 모바일 게임의 이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급증하는 등 지속적인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e-스포츠 산업은 2021년 기준 20조9천913억원이며 최근 10년간 한국 경제 성장률(연평균 3.2%)보다 3배 이상 고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다. 2021년에는 무려 11.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대표 K-콘텐츠 산업이다. 게다가 고용 유발 계수가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청년 고용 친화형 산업으로 경제성장은 물론 청년들의 고용 창출을 견인할 전망이다.
현재 인천경제청은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K-POP, 영상콘텐츠 제작 등과 관련한 다양한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청라 G-Tech City으로 인해 인근에서 추진 중인 각종 다른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인터뷰
“송도·청라·영종 등을 산업·교육이 어우러진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 우뚝 세우겠습니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정보통신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항공우주산업(ST), 콘텐츠기술(CT) 등의 기업과 인재, 투자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전략 산업 유치를 통해 IFEZ는 동북아시아의 비즈니스 중심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청장은 영국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 유치를 통해 IFEZ가 진정한 글로벌 교육도시로 자리잡을 것을 확신하고 있다. 현재 IFEZ에는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와 청라 달튼 외국인학교가 있고 영종에 국제학교 공모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청라 국제학교 및 영종 중국계 국제학교 등도 계획하고 있다.
김 청장은 “해로우 스쿨은 1572년 설립, 약 450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깊은 학교”라며 “본교는 전통적으로 ‘boy 스쿨’이지만, IFEZ에서는 남녀공학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했다. 해로우 스쿨은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및 시인이자 정치인 고든 바이런, 인도 수상 네루, 요르단 3대 국왕 후세인 1세,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의 졸업생을 배출한 영국을 대표하는 명문학교다. 그는 “해로우 스쿨 유치는 인천이 동북아 글로벌 중심 도시로 우뚝 서는데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유치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 송도가 88만ℓ 규모의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을 보유한 상황에서, 더욱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단단히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우리나라 ‘빅 3’ 바이오 기업들과 머크, 싸토리우스 등 글로벌 원부자재 기업들이 대규모 연구개발‧제조시설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치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글로벌 경쟁력과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시켰다”며 “앞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 시설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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