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때 도움 컸다” 韓기업인 요청 다음날…尹대통령, 키이우 방문

김명지 기자 2023. 7. 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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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전날 ‘우크라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
현대건설 “사우디 정상외교 도움”
코오롱글로벌 “‘원팀 코리아’ 이후 현지 입찰 제안”
최상목 “폴란드, 우크라 재건사업 허브”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의 이르핀 민가 폭격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인도적 구호품을 포함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폴란드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을 번복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배경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한 후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현지에서 서면 브리핑을 통해 “폴란드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현지 시각 1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市) 학살 현장 등을 돌아보고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순방을 준비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방문 요청을 받았다”며 “폴란드를 포함한 재건 과정에서 협력, 구체적으로 논의할 사항이 많아 회담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호와 안전 문제, 방문 필요성 문제를 놓고 고심 끝에 입장을 정했고, 대통령의 결심으로 방문하게 됐다”라고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경호와 안전 문제를 고려해서 키이우 방문을 결심한 것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1년 이상 전쟁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 의사를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 기업에 확실히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전날(1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인 기업인들을 따로 만나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코오롱글로벌, HD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로템 등 11개 기업·기관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기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홈페이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리 기업의 재건사업 참여를 강하게 요청했다”며 “정부는 기업들의 우크라이나 진출을 적극 지원할 테니, 기업이 필요한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털어놨다.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에 정상 외교가 큰 도움이 됐다”며 “3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진출과 공항 재건 등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인데 현지 입국 제한 완화와 주폴란드 한국대사관에 인프라 전담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유신엔지니어링 박석성 대표는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을 통한 마중물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코오롱글로벌 김정일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팀 코리아’에 참여한 이후 현지 기업들로부터 입찰 참여 제안을 받는 만큼, 우크라이나 진출에도 정부와 기업 간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선 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무역 투자 촉진’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고, 지난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지지의 뜻을 밝혔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집단학살 희생자 무덤에 묵념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인도적 구호품을 포함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번 폴란드 방문에서 유럽 시장 수출 확대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주력했다. 유럽 중부에 자리 잡은 폴란드는 배터리 등 한국 기업이 이미 현지 공장 등을 가동 중이고 방산·원전 분야에서도 수출이 진행되거나 추진 중인 유럽 수출 거점이다.

작년 폴란드 수출액은 78억58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對)폴란드 무역수지 흑자는 유럽 국가 중 최고였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폴란드는 유럽 시장 진출의 거점이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허브로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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