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생, 빨리 꺼내야 하는데”…집중 호우로 산사태 덮친 예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 동생 어떻게 하면 좋겠노. 빨리 좀 꺼내야 할 긴데···."
15일 오후 4시 반경 경북 예천군 벌방리노인회관 입구.
이날 오후 둘러본 마을은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넘쳐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번 집중호우의 직격탄을 맞은 예천군 예천소방서에는 긴급구조통제단 상황실이 설치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생 어떻게 하면 좋겠노. 빨리 좀 꺼내야 할 긴데···.”
15일 오후 4시 반경 경북 예천군 벌방리노인회관 입구. 실종자 A 씨(62·여)의 언니와 남편 B 씨(65)를 비롯한 가족 10여 명이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하다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과 소방대원들도 눈가를 훔쳤다.
이 마을에서 남편과 단둘이 살던 A 씨가 실종된 건 이날 오전 3시 경. 전날부터 쏟아진 폭우로 인해 마을 뒤편 주마산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면서였다.
산사태로 인한 토사와 물줄기는 마을 전체 약 80가구 중 산 쪽에 위치한 약 10가구를 그대로 집어 삼켰다. A 씨 부부도 산사태를 피하던 중에 서로 헤어졌다.
마을 주민 선명애 씨(53·여)는 “B 씨가 먼저 차에 시동을 걸었는데 물줄기가 차량을 덮쳐 차가 통째로 마을 아래로 쓸려 내려오다 겨우 살았다고 한다. A 씨가 뒤늦게 집을 나섰는데 산사태로 인한 나무와 토사물에 그대로 휩쓸려 매몰됐다”고 전했다.
기자가 폭 6m 정도인 진입도를 건너려고 했으나 물살이 너무 강해 들어갈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마침 마주친 도로 복구작업팀의 도움으로 간신히 건널 수 있었다.
주마산에서 형성된 거대한 물줄기는 마을 진입도로 입구에 있는 C 씨(70) 부자의 집도 집어 삼켰다. 이로 인해 C 씨가 마을 아래 하천으로 떠내려가 실종됐다. 당시 아들(35)도 같이 물살에 휩쓸렸는데 다행히 주변의 풀 등을 잡고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주민 유광호 씨(58)는 “빨리 C 씨를 찾아야 할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깝다”며 “하천에서 C 씨를 찾다가 다른 사람 시신이 발견되는 등 온통 난리”라고 했다.
이번 집중호우의 직격탄을 맞은 예천군 예천소방서에는 긴급구조통제단 상황실이 설치됐다. 인근 예천스타디움 대형주차장에는 구조작업에 투입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대형 구조 장비들이 집결했다.
한편 이 지역에 내리는 비는 18일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피해가 집중된 경북 북부 지역에는 16일 100~200mm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백화점 주차장 빈자리에 가방 던져놓고 “내가 먼저 왔다” 욕설한 50대女
- 男 스태프, 시속 120㎞ 물대포 맞아 사망…워터밤 오사카 공연 취소
- “오송 지하차도 차량 19대 침수, 최소 17명 이상 고립된 듯”
- 민주당 “김건희 여사 호객 당했단 말인가…터무니없는 변명” 공세
- 중대본 “집중호우로 22명 사망…실종 14명·부상13명”
- “보고 계시죠? 스승님”…故 유상철의 소원 푼 이강인 [e인물]
- 전장연 “박경석 대표 연행 과정 반인권적…과잉수사”
- 한동훈, 엘리엇 판정 불복 관련 “적절한 시점에 발표”
- 임신한 전 여친 폭행한 20대 “아이 부양 노력” 다짐하고 실형 면해
- 괴산댐 월류 소강 국면…오전 수위 상승에 6000여 명 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