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두리 안 먹어" 먹다 버린 피자 덕에…'13년 미제' 연쇄살인범 잡았다

약 10년 전 발생한 '길고 해변 살인사건'의 범인 렉스 휴어먼 /사진=트위터 @BillyBaldwin

범인이 먹다 버린 피자 테두리 덕분에 약 10년 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체포됐다.

14일(현지 시간) 서퍽 카운티 지방 검찰은 13년간 미제 사건이었던 길고 해변(Gilgo Beach) 연쇄살인의 용의자 렉스 휴어먼(59)을 전날 뉴욕 맨해튼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휴어먼은 2010년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 세 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을 뿐만 아니라 2007년 실종된 또 다른 여성 한 명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받고 있다.

약 13년 전 뉴욕시에서 동쪽으로 약 64㎞ 떨어진 길고 해변에서 여성 9명, 남성 1명, 유아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벨트 또는 테이프로 묶인 채 삼베 천으로 싸여 있었으며, 수사 과정에서 시신은 16구로 늘어났다.

미 수사당국은 피해자들이 특정 1명에 의해 살해됐는지, 여러 명에 의해 살해됐는지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 왔으나 범인을 체포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살해된 여성 중 한 명이 실종되기 직전 휴어먼의 차량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오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미 수사 당국은 피해자들이 실종되기 전 휴어먼의 자택과 맨해튼 사무실의 일회용 선불 휴대전화로 이들과 통화한 사실을 파악했다. 또 휴어먼이 가명으로 만든 이메일 계정으로 길고 해변 살인 사건 기사와 피해자 사진을 검색했었다는 사실도 포착됐다.

그리고 지난 1월, 당국은 휴어먼이 먹다 버린 피자를 수거해 피자에 남아있는 DNA를 분석했고, 그 결과 휴어먼의 DNA가 피해자의 시신을 감싼 삼베 천의 남성 머리카락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휴어먼은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그에게 보석 없는 구금을 명령했다. 서퍽 카운티 지방 검사 레이먼드 A. 티어니는 "휴어먼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